`6위 채굴국` 이란, 정전사태에 비트코인 채굴 일시 금지

이정훈 기자I 2021.05.26 23:39:01

루하니 대통령, 국영TV 나와 비트코인 채굴 금지 발표
오늘부터 9월22일까지 한시 금지…심각한 전력부족 탓
글로벌 비트코인 채굴량의 3~4% 맡은 6위 채굴국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이란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채굴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란에서는 최근 수일 간 전력 부족이 지속되며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나 정부 관료들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번 조치는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 “오늘부터 오는 9월22일까지 가상자산 채굴을 한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22∼24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해 이스파한, 쉬라즈 등 주요 도시에서 간헐적으로 정전이 이어졌다. 정전은 전력 수요가 많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지역별로 1∼3시간씩 지속됐다.

이란 에너지부는 “강수 부족으로 전력 생산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합법적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시설의 전력 소비만으로도 일일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약 1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일제 단속을 통해 무허가로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업체 85%를 적발한데 이어 가정 집이나 이슬람 사원 내에 컴퓨터를 숨겨 둔 채굴업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스파이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4월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3.4% 정도를 담당해 전 세계 6위의 채굴 국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다른 분석업체인 엘립틱은 이란의 채굴 점유율을 4%대로 보고 있기도 하다.

현재 이란 내에는 총 50개에 이르는 면허를 받은 가상자산 채굴업체가 14개 성에 분산 운영되고 있고 이들은 총 209메가와트의 전력을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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