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지난 4월부터 중국 닝보 공장(LG Yongxing) 근교에 12만㎡(약 3만6000평) 규모로 NB라텍스 추가 증설을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규모는 3억3000만 위안(약 560억원)이며 생산 규모(capa)는 연간 10만톤이다. 내년 상반기 중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며 현 여수공장 생산량(연간 17만톤)을 합치면 연간 생산량은 27만톤으로 증가하게 된다. LG화학의 이번 NB라텍스 추가 증설 투자는 향후 관련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NB라텍스 수요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해 중국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등에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 현지 추가 증설이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LG화학이 수익성이 밝을 것으로 예측되는 NB라텍스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기초소재사업본부를 석유화학사업본부로 명칭을 바꾸고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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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LG화학이 향후 글로벌 NB라텍스 시장 점유율 1위인 금호석유화학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추가 증설에 나설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타이어업체 가동률 축소 및 수요 약세라는 악재를 피해가지는 못했지만 NB라텍스 수요가 늘며 수익성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수요 호조에 힘입어 올해부터 연간 매출액 70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15% 이상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외국계 업체들도 NB라텍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공격적인 추가 증설계획을 갖고 있어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우려된다. NB라텍스 시장은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말레이시아 신토머(Synthomer), 대만 난텍스(Nantex) 등 전 세계 상위 4개 업체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과점 시장이다.
현재 전세계 NB라텍스 생산량은 연간 200만톤 가량으로 이중 금호석유화학이 58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11월에 연간 6만톤 규모의 새 NB라텍스 설비 증설을 마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중국 NB라텍스 생산업체들도 현재 20만톤 수준의 생산량을 내년까지 76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토머도 현 40만톤에서 같은 기간 56만톤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까지 NB라텍스 생산규모는 연간 300만톤을 웃도는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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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계에서는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호석유화학과 같이 장기간 기술력과 생산성 제고가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11년 전문성과 생산성 극대화 차원에서 NB라텍스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분리했으며 내구성과 기계적 강도를 향상시켜 장기간 작업이 가능한 제품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각종 화학물질로부터 작업자들의 손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강도와 내화학성을 갖춘 산업용 NB라텍스 신제품(KNL870)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의료용장갑에 대한 수요 감소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 공격적인 투자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며 “다만 위생 관련 수요확대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력 강화를 통해 생산 제품을 다양화하는 한편 생산성 제고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