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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건을 두고 “가혹한 처벌”을 경고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의 전화통화 이후 발언의 뉘앙스가 달라졌다. 그는 “살만 국왕의 얘기는 불한당 살인자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처럼 들렸다”며 “그(살만 국왕)는 진짜 몰랐을 수 있다. 나는 그와 왕세자 모두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왕실 배후설’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지 불과 수 시간 후 CNN방송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주일 넘게 실종 상태인 카슈끄지가 심문을 받던 중 잘못돼서 사망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사우디 정부가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줄곧 ‘카슈끄지는 주(駐)이스탄불 총영사관을 떠났으며, 피살설과 총영사관은 무관하다’고 ‘모르쇠’로 일관해오던 사우디 정권이 여러 정황증거 상 카슈끄지의 암살을 더는 부인하기 어렵다고 판단, 이른바 ‘꼬리 자르기’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 여기에 사우디와의 충돌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도 가미됐을 공산이 크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산 무기의 최대 구매자인 사우디에 대해 제재를 감행할 경우 사우디가 러시아나 중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더구나 11·6 중간선거와 내달 5일 이란 제재를 앞두고 국제유가 상승 억제라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사우디를 핵심축으로 신(新) 중동질서를 구축하려는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에 발맞춰 꿈쩍하지 않던 사우디도 이날 “다음 달 산유량을 늘리겠다”(칼리드 알팔리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고 밝혔다. 이날 미·사우디 간 갈등으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6%(0.44달러) 오르는 등 상승세가 점쳐졌던 유가가 한층 꺾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사우디도 당장 한숨을 덜 수 있게 됐다. 미국의 제재 움직임으로 급락했던 증시가 바닥을 칠 가능성이 커졌고, JP모건·포드·우버와 영국 버진그룹 등 기업들은 물론 미 CNN·뉴욕타임스·영국 이코노믹스·파이낸셜타임스 등 유력언론들의 보이콧으로 주춤했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도 오는 23일 수도 리야드에서 정상적으로 열릴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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