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관세 대책…'바이(Buy) 유러피안'으로 맞선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미국의 초고율 관세 폭탄에 유럽 철강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관세를 우회하려는 제3국 수출 물량의 대량 유입에 맞서기 위해 국산품 거래를 강조하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을 적극 추진해야한다는 움직임이다.

미국 관세 발표 후 증시(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유럽 철강업계는 미국 관세를 피하려는 제3국 수출 물량의 우회수출 방지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내년 6월 만료되는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처를 대체할 새로운 무역방어 수단 마련이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럽 철강·금속산업계 대표들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고위급 화상 대화에서 신규 세이프가드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국산품 요건’(local content requirements)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한 역내 공공조달 사업의 잠재력을 언급했다고 EU집행위는 전했다. 업계 보호를 위해 EU 차원에서 ‘바이 유러피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부터 철강 관세에 따른 우회 수출 물량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할당량) 수준까지는 무관세로 수입하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처를 시행 중이다.

또 지난달 12일 트럼프 2기의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발효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1일부터 세이프가드를 개정, 무관세 적용 물량을 더 줄였다. 한국이 유럽에 수출할 수 있는 물량도 최대 14％ 줄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세이프가드는 내년 6월 30일 만료되지만 집행위는 수입량 제한이 계속 필요하다며 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 수출할 수 있는 철강 물량에 대한 제한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동차 산업계와도 화상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에 따른 영향과 대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