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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재판관인 김형두 재판관은 국회 측에 “국회 측에서 주장하는 직권남용 부분에 대해 소추 사유 특정을 요구했는데 아직 분명하게 포함됐다고 보기 어려운 것 같다”며 “행위, 일시, 상대방, 방법 등을 특정해 ‘상대방에게 어떤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어떤 권리 행사를 방해했는지’ 특정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원장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했고 그 지시를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게 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인지,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인지 그런 정도까진 특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헌재는 탄핵소추 사유로 △감사원의 독립 지위 부정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 △감사원장의 의무 위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료 제출 거부 등으로 정했다.
이 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들의 탄핵심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 재판관은 이 사건에서도 국회의 소추 사유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며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재판관은 “어떤 행위자가 어떤 일시에 어떤 행위를 했는지, 예를 들어 조사 특혜 제공이라고 하면 특혜를 뭘 제공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분명해져야 판단이 된다”며“특정하지 않고 막연하게 추측이나 짐작으로 탄핵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면 대상이 분명하지 않은데 그걸 저희가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김복형 재판관도 “소추 사유가 특정됐는지에 따라 각하 사유가 되는지 아닌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측은 이날 대법원·서울고검 등에 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수사 기록을 헌재 측에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최 검사 측 대리인은 “단순히 추상적인 의심을 갖고 소추해놓고 여러 가지 자료를 입수해서 구체적인 사실을 특정해 주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엄정한 탄핵 사건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최 감사원장과 이 중앙지검장의 변론준비기일은 오는 22일 한 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