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 가격 12만원…44% 올린 미국 속옷업체 무슨일

김윤지 기자I 2022.04.25 17:02:24

인플레 부담 직면한 속옷 브랜드
염색비용만 4배 증가, 끈·레이스도 40% 올라
가격 인상·공급망 변화 등 자구책 마련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플레이션과 리오프닝(단계적 일상회복)이 속옷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공=AFP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 와코루 등 글로벌 속옷 브랜드들이 최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뉴욕 기반 고급 속옷 브랜드인 쥬넬의 대표 상품인 ‘나탈리아 언더와이어 브래지어’는 출시 이후 백화점 등에서 68달러(8만5000원)에 팔렸지만 올해 6월부터 98달러(12만2500원)로 약 44%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귀도 캄펠로 쥬넬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했다”면서 “제품에 따라 2019년 이후 2배 증가한 제품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을 만들기까지 27개 부품이 들어간다.

미국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유가가 치명타를 날렸다.

쥬넬에 따르면 쥬넬에 레이스를 공급하는 이탈리아 업체의 에너지 비용은 2019년 이후 4배가 뛰어올랐다. 그로인해 쥬넬의 레이스 비용은 3년 전보다 40% 상승했다. 끈 역시 40% 올랐다. 공정 과정에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염색 비용도 4배 이상 늘어났다. 상자와 쇼핑백 등 제품 포장과 운송 비용도 마찬가지였다.

캄펠로 CEO는 “상자 가격은 3개월 마다 30% 상승한다”면서 “전 생산 공정에서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시아에서 부품을 조달하던 쥬넬 측은 유럽으로 공급망에 변화를 줬다. 이제 와이어 등 금속 부품은 이탈리아에서, 보형물은 튀니지에서 수급하고 있다.

일부 속옷 브랜드는 원가 절감 등을 고려해 좀 더 편안한 형태로 디자인을 전환해 이익을 추구하기도 했다. 캘빈 클라인, 트루앤코 브랜드를 포함하는 PVH코퍼레이션의 속옷 그룹 사장인 새론 레이튼은 “와이어가 없거나 브라렛은 부품이 더 적어 만드는 비용이 저렴하다”면서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집에서 속옷을 착용하지 않던 여성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는 점도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마틴 워터스 빅토리아 시크릿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전 세계가 원자재, 운송, 인력 등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브라 매출은 102억달러(악 12조7000억원)로 2020년보다 36%, 2019년보다 24% 늘었다. 언더와이어 브라 평균 가격은 17달러로 전년보다 13% 올랐다. NPD그룹은 “이는 여성 의류 평균 가격 상승률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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