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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나온 반응이다. ‘설마했던’ 만큼 충격파도 크다. 여당은 일단 야당에 집중포화를 쏟는 한편 내부 결속을 통해 사태를 추스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원내사령탑이 우원식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손상됐다. 비판적 지지자 역할을 해온 국민의당도 반대로 돌아섰다.
◇두번의 실수…우원식 리더십 타격
이번 인준안 투표의 총지휘자는 우원식 원내대표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5월 24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10일이 지난 상황에서 지나치게 안일한 인식을 했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표 계산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직권상정을 통해 동의안 처리를 밀어붙이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우 원내대표의 표 단속 실패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7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표결이 정족수 미달 사태로 통과가 지연된 바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현재는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재신임을 하자는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책임을 통감하고 동의안 부결 직후 열린 ‘지도부·중진 긴급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탄핵 이끌었던 분인 데 임명안을 통과 못 시킨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참석 의원들이 ‘현 상황에서의 단결’을 강조하면서 이를 만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우리가 힘을 모아서 한국당과 국민의당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거취표명은 없던 걸로 해달라”고 우 원내대표에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당초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지도부 등의 회의로 대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민주당은 12일 비공개 의총을 열고 당의 총의를 모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사퇴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더욱 강해진 협치 필요성…하지만 산넘어 산
국회는 자유한국당이 보이콧 1주일만에 복귀하면서 정상화했다, 하지만 헌정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후보자 부결 사태로 정국이 다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정국을 이끌어야 할 민주당은 셈법이 복잡하다. 사실상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은 그동안 많은 사안에서 민주당의 편에섰다. 그러나 이번 인준안에서는 확연히 반대편에 섰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태로 여소야대 국회에서 협치의 필요성이 다시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야3당의 연대가 가시화할 경우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추진에 초반부터 제동이 걸릴 취약성이 함께 노출됐다.
당장 닥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준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줄줄이 예정된 예산 심사와 개혁 입법에도 험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청와대가 최근 안보상황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명분으로 추진해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산이 있으면 길을 열고, 물이 막히면 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뚜벅뚜벅 갈 것”이라며 “ 지금도 대화와 소통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고 대화와 소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도 말로만 협치를 얘기하지 말고 행동으로 협치를 실천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