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LG전자 방문 연내 데이터팩토리에 로봇 수백대 투입 실제·가상 데이터 10만시간 확보…12년 분량 LG 제조 노하우에 엔비디아 피지컬 AI 결합 고품질 데이터 학습·성능 개선 '선순환' 구축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LG전자와 엔비디아가 LG의 제조·물류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로봇 학습을 위한 ‘데이터 선순환체계’를 구축한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에 로봇 수백대를 투입해 약 12년 분량인 10만시간의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18일 서울 서초구 LG 데이터팩토리에서 엔비디아 관계자들과 만나 로보틱스 협업 방향을 점검하고 사업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에는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와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 현신균 LG CNS 대표,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만남은 LG와 엔비디아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미래 전략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최고경영진 차원의 합의를 실제 로봇 개발 현장으로 옮겨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LG전자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황 수석이사는 이날 오전 8시40분께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조용히 캠퍼스에 들어섰고 약 10분 뒤 정 대표가 도착했다. 회동은 당초 예상한 2시간을 넘겨 오전 11시12분까지 약 2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두 회사는 연내 전면 가동을 목표로 조성 중인 데이터팩토리의 가동 현황을 살펴봤다. 데이터팩토리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 연면적 1만㎡ 규모다.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학습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검증·정제하는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데이터팩토리에서는 LG전자가 자체 제작한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드(CLOiD)’가 데이터 생성과 수집, 학습을 수행하고 있다. 클로이드는 가정처럼 꾸민 공간에서 청소하고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재현한 제조환경에서 부품을 옮기거나 적재·조립한다. LG CNS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과 LG이노텍의 로봇 손 학습 공간에서도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LG전자 클로이드가 세탁기 제조 공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는 수십 년간 제조·물류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숙련공의 노하우를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기술과 결합한다. 엔비디아 옴니버스 라이브러리와 코스모스 오픈월드 모델, 아이작 오픈 로보틱스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실제 데이터를 증강·합성하고 대규모 학습 데이터로 확장한다.
LG전자가 연말까지 직접 수집할 데이터와 증강·합성해 생성할 가상 데이터는 총 10만시간으로, 햇수로는 약 12년치다. 고품질 데이터 학습과 로봇 성능 개선이 반복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로봇의 인지·판단·행동을 좌우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황 수석이사는 데이터팩토리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LG 클로이드에 ‘어메이징 LG(AMAZING LG)’라는 문구를 직접 남기기도 했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1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양재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회동을 마친 뒤 차량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회동을 마친 뒤에는 류 CEO 등 LG 경영진과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와 인사를 나눈 뒤 검은색 팰리세이드 차량에 올랐다. 차량이 취재진 앞을 지나자 창문을 내리고 ‘미팅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인크레더블(Incredible)”이라고 답했다. 이어 엄지를 치켜세우고 손을 흔들었고, LG 경영진과 임직원들도 건물 밖에 남아 차량을 향해 끝까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류 CEO는 “그룹 내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 기반의 시너지와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하고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