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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5일간 1.5조 순매도…G2무역전쟁·통화긴축에 위험자산 회피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1.16%, 27.8포인트 내린 2376.24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3200억원 넘게 팔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의 매도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4개월 반 동안 5조 115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간 매도 규모만 1조 48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배경으론 크게 G2간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본격화가 꼽힌다. 이들 이슈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후 지난 15일 관세 부과 대상을 확정 지었다. 이에 중국도 미국과 동일한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G2간 무역전쟁은 세계 교역 감소 및 경제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특히 한국 경제의 높은 교역 의존도를 고려할 때 국내 경제는 물론 증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이슈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주식팀장은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로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적으로 크게 내렸다”며 “하지만 추가적인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나 지수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양기정 밸류시스템자산운용 운용본부장은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 자금을 사전적으로 회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협상 기한인 내달 6일에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 만큼 최근 자산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소속 그랜드마스터WM(PB)도 “G2 무역전쟁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글로벌 긴축…경기 침체국면 시작 vs 경기 자신감
시장에서 G2간 무역분쟁보다 주목하는 것은 글로벌 통화 긴축 이슈다. 일부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정부·기업·가계)부채로 성장해 지금까지 왔으며 그 과정에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본격화로 채권,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내년에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수익률곡선(장단기 금리격차)의 평탄화(커브 플래트닝)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연말에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2008년 당시에는 통화 정책 카드와 중국 경제 성장이라는 카드가 있어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지만 현재 국면에선 쓸 수 있는 통화 정책 카드가 제한적인 데다 중국 경제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외국인 매도와 지수 조정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긴축 이슈 역시 단기적 변수로 보는 시각이 상당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자신감에서 오는 정책이며 한국의 펀더멘털도 견고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주호 NH투자증권 홍대역 WM센터 부장(PB)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는 연속성을 가지는데 미국의 6월 FOMC 이후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됐다”며 “다만 아직은 한국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점에서 단기적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옥 신한금융투자 부지점장은 “외국인은 미국과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신흥국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당분간 지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 국면에서는 매도 대응보다는 추가 하락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추세적 흐름이 아니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