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정유주(株) 상승세가 멈출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2분기 주춤했던 실적도 3분기 크게 개선되고 있다. 당분간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업체들의 호실적도 이어질 전망이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S-Oil과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는 각각 36.1%, 30.9% 올랐다. 기관이 S-Oil과 SK이노베이션을 각각 2134억원, 2980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기관 순매수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S-Oil도 6위를 차지했다.
정유주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지난 7월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내년 3월로 예정된 원유감산 시한을 연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침없는 오름세다. OPEC 사무총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오늘 30일 개최될 OPEC 정기총회 전까지 감산기간 연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감산연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달 들어서만 5.2% 올랐다. 북해산브렌트유(BRENT)도 2년여 만에 6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지면서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미국내 설비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제품가격 상승이 미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까지 확대돼 정제마진이 강세를 나타내고 정유업체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실제 정유업체들의 3분기 호실적으로 나타났다.
S-Oil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76% 증가한 5532억원을 기록해 시장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정유부문은 정제마진 개선과 유가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에 힘입어 33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60.9% 늘어난 1조825억원을 기록해 시장예상치에 부합할 전망이다.
정제마진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Oil의 4분기 영업이익은 4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3% 증가할 전망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허리케인 영향으로 급등했던 정제마진은 지난달 조정 받았지만 전년대비 분명 높은 수준이며 동절기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점진적인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 상승폭 둔화로 4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663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감소하겠으나 전년대비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향후 정유업체가 가져갈 재고관련이익은 상당부분 남아 있어 정유업체의 호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석유제품 저가 메리트에 힘입어 상당히 견조한 정제마진도 지속될 것이며 경기 회복까지 가세하면서 정제마진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