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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최정우 회장 “2년 뒤에나 CEO 도전 생각, 뉴 포스코의 길 걷겠다”

김미경 기자I 2018.07.27 14:36:11

27일 공식취임 뒤 기자회견서 경영 밑그림 밝혀
3~4개월 동안 CEO에 대한 고민 정리
“연말 조직개편 단행, 외부 전문가 영입”
나는 철강업 전문가, 비효율적 문제점 짚을 것
쓴소리 중 갑질 많다는 부분은 신속히 처리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포스코 최정우호(號)가 공식 출범했다. 포스코(005490)는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곧바로 비공개 이사회를 열어, 최 회장에게 대표이사 회장직을 정식으로 부여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최정우 신임 회장을 비롯해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포스코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위드 포스코’(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제시했다.

비전 달성을 위한 구체적 개혁방향으로는 △고객·공급사·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비지니스 위드 포스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피플 위드 포스코’를 정하고 새로운 포스코의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그룹 내 사업은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을 발굴해 재배치하고 경쟁 열위의 사업은 끊임없이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혁 추진을 위해 임직원들이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라는 ‘3실(實)’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9대 포스코 회장에 선임된 최정우 회장은 2000년 민영화 이후 최초의 비(非)엔지니어·비서울대 출신이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요직을 두루 거친 ‘36년째 포스코맨’이다. 역대 회장 가운데 최장 근무 기록이다.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최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포스코와 핵심계열사에서 회계, 원가관리 및 심사분석부터 감사, 기획 업무를 주로 맡아 ‘재무통’으로 불린다.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시절에는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철강업계 통상문제에 따른 대응 계획은 뭔가

△포스코는 주요 수출국으로부터 통상규제를 받고 있다. 최근에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제소 등에 따라 다소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보호무역이 확대되고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요 시장의 통상규제 역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6년 열연, 냉연이 고율관세를 받은 데다, 무역확장법 232조가 발의돼 쿼터가 적용 중이다. 지난해 대미수출은 2016년 대비 86%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냉연, 열연의 고율관세 부문은 연내 재심을 통해 최대한 낮추려고 노력하겠다. EU의 세이프가드는 당장 판매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올해 목표의 80%를 팔았고, 향후 최근 3년 간 판매물량을 기준으로 쿼터를 설정한다면 EU는 포스코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통상 대응 부분은 현지 생산하기 어려운 월드프리미엄 전략으로 확보해나가고, 통상 네트워크도 현지 통상전문 인력을 활용해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수출 물량의 25%가량이 현지 생산법인으로 수출되는데 현지 소싱도 다변화하고, 현지 철강사와 제휴 협력도 해 장기적으로 본사 의존도를 높이고, 현지 생산체제를 확대하겠다.

-철강 본연 경쟁력강화와 신성장발굴 중 어느 부분에 먼저 중점을 둘 계획인가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거듭 강조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철강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급화, 차별화로 전술적으로 강건히 해나가야한다. 더불어 신성장 사업과 그룹사 사업에 집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연말이 되면 조직개편을 단행, 이에 맞춰 신경 써서 준비나갈 계획이다.

-포스코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나

△포스코의 CEO 승계프로세스에 따르면 포스코의 5대 본부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이 1차 CEO 후보다. 가치센터장을 하다 올해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내려갔는데, 포스코켐텍도 5대 계열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부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내려가면서 권오준 회장이 남아있는 2년 동안 포스코켐텍이 신성장 사업 맡고있어 좋은 결과를 따낸다면 2년 뒤에 CEO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권 회장이 주총하고 한달 남짓 뒤에 사임하는 바람에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3~4개월동안 내가 만약 CEO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매일 정리해왔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3~4개월 동안 CEO가 되면 어떻게 할것이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을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잘 말했던 것 같다. 이사회에서 발표한대로 철강 그 이상을 넘어서 100년 가는 그룹과 신성장 사업을 하는데 있어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장 사업에 집중해서 포스코 그룹을 더 키우겠다.

-포스코에 대한 조언을 ‘러브레터’로 받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사례는

△하루 130건에서 현재까지 총 2000여건의 러브레터가 들어왔다고 들었다. 기억나는 것은 “아직도 포스코에 갑질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부분은 신속히 처리하려고 한다. 또 하나는 50년 전 바닷가에서 살던 어부셨던 모양인데, 아버님께서 기꺼이 공장 땅을 내준 뒤 훌륭한 공장이 세워진 것을 보고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신성장 사업 중 눈여겨 보는 분야가 있나

△우선은 에너지 소재 분야다. 에너지 소재는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소재인데 LG화학이나 삼성SDI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는 것이다. 음극재는 포스코켐텍이, 양극재는 포스코ESM이 생산한다. 양극재는 기본적으로 리튬, 코발트에서 시작하고 음극재는 천연 흑연을 갖고 공급한다. 1차적으로는 이 두 회사를 통합해서 연구개발(R&D), 마케팅의 시너지를 높일 것이다. 그룹 전략으로 봤을 때 전기자동차와 ESS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2030년 목표는 포스코가 전세계 마켓셰어(시장점유율)의 20%, 연간 15조 이상의 매출이 날 것으로 본다. 당분간은 양극재와 음극재, 전 단계인 원료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나아가 포항공대와 더불어, 바이오 부문도 역시 장기적인 신성장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영역으로 파고들어가야 할 지 고민해서 장기적인 신 성장사업으로 계승할 계승할 계획이다.

-앞서 제시한 ‘위드 포스코’와 관련해 SK그룹처럼 사회적기업을 키운다는 것인가

△SK에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고 하는데, 기업시민이라고 하면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나 비즈니스를 같이 하는 사람들, 사회 및 직원까지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확대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이 같은 영감을 얻은 것은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그가 쓴 ‘혁신의 용광로’에도 이런 개념 나와있다. 새로운 100년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치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기업시민이다. 이 개념이 마음에 와 닿았고, 우리 기업들이 가야할 방향이다. 그래야 지속가능하지 않겠느냐. ‘빨리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같이 가라’라는 말이 있다. 기업시민은 주주, 공급사, 사회까지 포함해 함께 성장하고 공정,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포스코의 새로운 브랜드 될 것이다.

-CEO승계카운슬 선출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사회를 통해 바꿀 의향이 있는지

△앞서 임시주총에서도 잠깐 언급됐듯이 CEO 발굴을 투명하게 하고자 2009년 도입한 제도다. 앞서 2006년 추천위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이 가장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가지 개선점은 없는지 향후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이다.

-비철강, 비엔지니어출신 회장으로서 차별화, 포부를 말해달라.

△한 회사에 30년정도 하면 그 업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인문계를 나왔지만 현장 원가관리, 회계, 감사, 경영전략 등 여러가지 업무를 해왔다. 특히 원가관리는 원료에서부터 쇳물을 만들고 제철소의 전 공정에 대해 물류의 흐름, 가치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원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반영될 것인가 계산해야 한다. 또 감사를 하게되면 제철소에 비효율적 문제점이 있는지 짚어봐야한다. 경영전략을 짜면서는 철강업이 글로벌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살펴봐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철강 전문가는 물론 이공계 전공자는 아니지만 철강업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엔지니어출신들이 (CEO를) 많이 해왔다.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술과 공정이 제철소에 상당 부분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경제성, 상업성 측면에서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개혁과제에 포함해서 더욱 실질적, 실현을 중시해 실용을 추구하는 강건한 체제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대북사업에 대한 구상은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경협에서 포스코가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포스코켐텍이 2007년 북한으로부터 마그네사이트를 수입하려고 했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돼 중단했다. 지금 마그네사이트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t당 170~180만원으로 비싸다. 원료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해야 하는데 북한이 세계 제2위의 매장량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했던 전례도 있다. 1차적으로는 포스코가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 음극재의 원료인 흑연 등이 북한에 많다. 이들 원료를 개발하는 데 먼저 역량을 쏟을 것이다. 단계적으로는 북한이 제철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업에 투자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연말 조직개편에 대한 구상 및 경영진 교체 부분에 대해 설명해달라

△연말 대대적인 인사가 있다고 하면 경영진들이 불안해서 일을 제대로 못할 거다. (웃음) 발전적인 측면에서 철강, 비철강, 신성장부문에 대핸 조직의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신성장부분에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생각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신성장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철강적 이미지가 강해서 실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사업적 마인드를 가진 외부전문가를 영입해서, 조직을 기존 포스코와는 다른, 보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나아가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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