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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대 폐기 의도는?

김관용 기자I 2018.06.07 16:56:01

38노스 "평북 구성시 미사일 시험대 파괴" 분석
고체연료 기반 ''북극성-2형'' 시험시설 분석
시험발사 실패한 무수단 미사일 폐기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지난 달 중순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위한 일부 시설물을 파괴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천명한지 20여일 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해 폐기한바 있다. 이번 조치 역시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6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시 북부의 이하리 장갑차량 시험운행장에 있는 미사일 시험대(missile test stand)를 파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미사일 시험대는 미사일 사출 시험을 하는 동안 미사일을 고정하는 장치다. 특히 38노스는 이하리 미사일 시험대 파괴 작업은 5월 둘째 주(6~12일) 시작됐으며 같은 달 19일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7일 “한·미가 관련 동향에 대해 추적·감시하고 있었다”면서 “시설파기에 대한 의도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진우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가 계속 그런 움직임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해 2월 12일 발사한 ‘북극성 2형’이 발사 직후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이번에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시험대는 ‘북극성-2형’ 관련 시설로 보인다. 평북 구성시 일대는 고체연료형 미사일 개발 기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북한은 지난 해 2월 구성시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고체연료 미사일인 북극성-2형 1기를 시험발사 한바 있다. 당시 북극성-2형은 고각으로 발사돼 최대고도 550km, 비행거리 500km를 기록했다. 정상각도로 발사시 사거리가 최대 2000km 정도에 달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평가된다. 북극성-2형은 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와 고체 연료 기반 ‘냉발사’ 체계로 은밀성을 극대화 한게 특징이다.

북한은 지난 해 5월 또 한 차례 북극성-2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 ‘승인’에 따라 실전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실전배치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완료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더이상 필요 없어진 시험발사 관련 시설을 없앤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평북 구성시 일대는 북한이 주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무수단 미사일 폐기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무수단 미사일은 아버지 김정일 시대에 개발해 단 한 번의 시험발사 없이 지난 2007년 전력화 됐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500~4000km로 평가된다. 2016년 4월 처음으로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나섰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는 2016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대신 북한은 비슷한 사거리의 ‘화성-12형’ 개발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무수단 미사일을 폐기하고 이를 화성-12형으로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이동식발사대(TEL)을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상 지상 시험 발사대는 더는 필요 없었을 수 있다”면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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