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ABC 뉴스는 호주 멜버른에 있는 엡워스 프리메이슨 병원의 연구팀이 남성 4명을 대상으로 정관에 하이드로겔을 주입하는 방식의 피임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하이드로겔은 산소 투과율이 높고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생체에 친화적인 물질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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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미 시술을 마친 4명 외에도 앞으로 21명의에게 추가로 이 시술을 진행해 3년간 이들의 정액 샘플을 분석할 예정이다.
종전의 정관수술은 정관을 절개한 후 묶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술을 받으면 복구한다고 해도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고, 남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는 오해도 있어 일부에선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엡워스 프리메이슨 병원의 수석 연구원 네이선 로렌척은 “정관을 자르는 대신 정관 안에 약간의 젤을 넣는 것 뿐”이라며 “이 시술은 너무 간단해 남성들이 피임에 더 많은 부담을 지도록 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임 시술의 안정성만 입증된다면 상당한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성 경구용 피임약을 개발하고 있는 허드슨 의학 연구소의 리사 오도넬 박사는 “경구용 피임약과 달리 이 시술은 호르몬 체계를 건드리지 않아 많이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