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를 국내 1등 커피 프랜차이즈로 발돋움 시키는데 일조했던 굿즈 이벤트가 발암물질 검출로 이젠 스타벅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기업이 제품 안전성 검증에 대한 책임을 간과한 채 마케팅에만 열을 올렸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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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e프리퀀시는 음료를 구매할 때마다 증정하는 e쿠폰을 모으면 매번 새로운 테마와 콘셉트로 제작한 한정판 굿즈를 제공하는 스타벅스의 최대 이벤트다. 스타벅스는 올해도 5월 10일부터 7월 18일까지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 총 17개의 e스티커를 적립한 고객에게 서머캐리백을 증정했는데 여기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스타벅스 굿즈는 매년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2020년 5월, 한 고객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굿즈만 갖고 음료를 모두 버린 사례가 알려지면서 ‘한정판 마케팅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스타벅스는 1인당 사은품 수령 개수를 제한 조치했다.
그러나 굿즈를 얻기가 워낙 어렵고 중고 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탓에 고객들의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해 여름에는 또 굿즈를 획득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전날 밤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고객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아랑곳없이 고객 줄을 세워야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스타벅스는 2021년부터 모바일 앱 예약제를 시작했다.
이제는 ‘광클 전쟁’이 벌어졌다. 가까운 매장에서 원하는 사은품을 얻기 위한 고객들이 한꺼번에 앱에 접속하면서 스타벅스 앱은 일시 마비 상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작년 1월에는 한정판 굿즈 ‘플레이모빌’ 피규어를 받으려는 소비자 사이에 갈등으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그해 9월에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한정판 컵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굿즈 대란을 다시 소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서머캐리백의 폼알데하이드 검출도 스타벅스코리아가 그간 벌인 과잉 마케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법적 기준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고객이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안전성 검증 문제를 아예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발암물질 검출 기준이 의류·침구류에만 있어 가방은 해당이 안 됐다는 논리는 궁색하다”며 “대기업이면 규제에 해당되는 지만 따질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검사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스타벅스코리아의 과잉 마케팅에 대한 우려는 하루 이틀 제기된 게 아니다”라며 “이번 기회에 회사 마케팅 전략과 제품 안전 문제에 스스로 자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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