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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김현숙 후보자에 대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가부이 기능은 두겠다는데 폐지가 맞나. ‘조정, 개편’ 등 완화된 표현도 많은데, 폐지는 갈라치기 등 오해의 여지가 깊지 않은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폐지는 맞고,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가부의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겠다면서 부처의 기능 조정이나 개편 등을 통한 방식이 아닌 부처의 폐지와 신설을 해나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자료제출 미비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오전 의사발언진행으로 1시간 넘게 정회가 이뤄지기도 했다. 청문회 내내 정당별 서면 답변 내용의 차별화와 자료제출 사실 등에 대한 공방으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날 청문회는 인수위 국정과제에 여가부 폐지가 빠지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여가부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 등으로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날선 공방이 이어갔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폐지하겠다며 인사청문회에 나온 것은 코미디다. 그 자리에 왜 계시나”며 “잘 폐지하러 장관하시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여가부 폐지 이후 방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일각의 우려가 큰 데 대해 이번 청문회가 청사진 제시의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며 김 후보자에 대해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의를 이어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여가부 폐지 7글자 이후 구체적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설명할 의무가 있고, 어떻게 개편할지 책임감을 가진다”면서 “폐지 두 단어에만 천착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이익되게 논의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가 여성정책 폐기, 여성신장권익 폐지와 동일한 의미는 전혀 아니다”고 응수했다.
특히 그는 “기능이 강화되고 통합되고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 하는 것이 앞으로 제가 주요해야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폐지하는 부처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또 여가부 폐지의 이유로 제시한 ‘구조적인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세계성격차지수에서 낮은 지수를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고 지난 정부에서 노력했지만 등수는 떨어졌다. 여가부가 20년간 있었지만 왜 세계성격차지수가 더 떨어졌는지 의원들과 토론하고 싶다”고 답해 청문회는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권인숙 민주당 의원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가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없다”고 답해 공격을 받았다.
권 원내대표의 정부조직개편안에 여성정책 기획 조정업무 삭제로 여성정책 컨트럴 타워가 사라지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가 발의한 것이고 저는 장관 후보자로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가서 여가부가 어떤 걸 하는지, 어떻게 재편하는게 좋을지 살펴보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인숙 의원은 “권성동 의원 발의 법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없다’고 하고, ‘장관으로서 찬찬히 살펴보고 패러다임 제시하겠다, 의견수렴 철저히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무일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폐지를 전제로 한 장관을 어떻게 국민들이 믿겠느냐. 여가부와 관련된 분들의 불안이 그렇게 의미없게 느껴지는가”라고 질타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가정폭력을 다루면 아동학대도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주무부처가 같이 다뤄야한다”며 “또 여가부가 그동안 주최한 간담회를 보니 2030 여성 위주로, 여성과 남성이 함께 모여 인식의 차이를 논의하는 모습이 새로운 시대 양성평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