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숭인 재개발 '오세훈표 신통기획'으로 날개달까

신수정 기자I 2022.03.21 17:03:54

21일 오세훈, 창신·숭인 방문해 현장 점검
재개발 실패 후 재생했지만 주거환경 여전히 열악
"공시지가 기준 보상 안돼"..주민 반대 넘어야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숨이 차는 가파른 언덕을 걷다 보니 주거환경 개선에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오세훈 시장이 창신동 재개발 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신수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재개발 후보지 중 하나인 창신·숭인동을 방문해 주거환경 개선의 의지를 다졌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2만 5000가구를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21일 창신·숭인지역(창신3동, 숭인1동 일대)을 방문해 6대 재개발 규제완화책이 적용되는 민간재개발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 개발에 공공이 서포터가 돼 정비계획 수립 초기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다.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역지정 기간을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 취임 후 본격 도입됐다.

창신동 재개발 구역. (사진=신수정)
창진동 구역의 주민들은 오 시장에게 주거지의 불편함을 크게 호소했다. 창신동 주민 A씨는 “애를 키울 수 없는 환경이어서 젊은 사람들은 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지 오래”라며 “노인들과 외국인들만 남아 주거지가 낡아만 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1960~1970년대에 만들어진 산동네여서 정화조가 설치되지 않은 집들도 많이 있다”며 “비가 오면 동네에 악취가 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 빠르게 주거환경을 개선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창신·숭인지역은 2010년 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이 해제되는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14년 지역활성화 및 노후주거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은 2019년 모두 완료됐고, 현재는 일부 연계사업만 남겨둔 상태지만 주거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창신동 내에서도 개발 속도는 나뉜다. 창신 3구역은 지난해 신속통합구역에 지정돼 규제완화를 적용받고 개발계획을 세우는 중이지만, 창신 1·2구역은 주민간 갈등이 커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재개발에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이 모여있다. (사진=신수정)
실제 창신1·2구역의 일부 주민들은 오 시장의 점검 일정에 맞춰 신통기획을 반대하는 뜻을 전했다. 창신1구역 주민 C씨는 “현시가에 줘도 지금과 같이 교통이 좋은 곳은 못찾을 게 뻔한데 재개발에 찬성할 수 없다”며 “공공개발도 신속통합개발도 결사반대한다”고 토로했다.

오세훈 시장은 여러 의견을 종합해 주거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990억원을 투자해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주거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며 “지역 재개발 찬반 양론을 모아 어떤 방향으로 수정할지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시장은 “지역 주택사정도 중요하지만, 서울과 대한민국 전체의 주택환경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는 민간 재개발 후보지 21곳을 포함해 총 33곳에서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들 구역의 사업이 완료될 경우 공급 가능한 물량은 약 4만3000가구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재개발 공모를 통한 후보지 발굴 △신속통합기획 적용 △불필요한 도시규제 개선 및 주민소통 강화 등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 2025년까지 13만호(구역지정 기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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