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투자할 규모는 총 12조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8조 2000억원 대비 4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사가 투자 규모를 확대한 배경에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전기차(BEV)는 472만대 팔리며 완성차 판매량 내 비중이 5.8%로 전년 2.9% 대비 두 배 높아졌다. SNE리서치가 집계한 3사의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90.1GWh로 전년 대비 77.0%나 급증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나 e-모빌리티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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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JV)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신·증설뿐 아니라 자체 미시간주 공장 증설도 예정돼 있다. 유럽 생산거점인 폴란드와 중국 빈강·남경 공장 역시 증설을 지속할 계획이다.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말 155GWh에서 올해 말 205GWh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증권가는 봤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후발주자 격인 SK온 역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 올해 말까지의 생산능력 계획을 애초 60GWh에서 77GWh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말 생산능력이 40GWh인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셈이다. 미국 조지아 제1공장(9.8GWh 규모)과 헝가리 제2공장(9.8GWh)이 1분기 중 양산에 돌입하며 중국 등에서의 증설도 진행된다.
이를 위해 SK온은 올 한 해 4조원 정도를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2020·2021년 각 2조원대를 투자한 데 비해 두 배 정도 투자 규모를 키웠다. 현재 재원을 마련하려 프리(Pre)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 IPO로 3조~4조원 규모를 조달하리란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삼성SDI(006400)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에 비해 적극적으로 신·증설에 나서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수년 동안 생산능력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난해 말 삼성SDI 수장을 맡은 최윤호 대표(사장)는 취임사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양적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국내와 중국, 헝가리에 있는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40GWh 초중반대로 알려졌으며 올해 말까지 50GWh 초중반까지 증설이 이뤄질 것이라고 증권가는 추정했다. 투자 규모는 2020년 1조 5700억원, 2021년 1조 7000억원 등이 집행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2조원 안팎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전기차 시장은 중국 주도로 크게 성장했고 미국도 고성장세를 본격화했을 뿐 아니라 유럽도 전기차 침투율이 13%에 달했다”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019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미국 등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