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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팔던 중국 업체들, GLP-1 비만약 시장 잠식…암호화폐 거래 159%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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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06.05 14:02:35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 분석
암호화폐 결제망 활용한 ‘회색시장’ 급성장
“범죄 공급망의 새로운 이동 경로 포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전 세계적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열풍을 타고 중국 마약 공급망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타닐과 암페타민 전구체를 공급하던 일부 중국 화학업체들이 암호화폐 결제망을 활용해 비공식 비만치료제(펩타이드) 시장에 뛰어든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5일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공개한 온체인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과거 펜타닐 전구체와 각종 화학 시약을 판매하던 중국 업체들이 최근 ‘회색시장(Gray Market) 펩타이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한국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주요 수사기관이 활용하는 블록체인 추적 플랫폼 기업이다.

비만치료제 열풍에 커지는 회색시장

회색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펩타이드는 정식 의약품 브랜드가 아닌 원료 형태의 펩타이드를 해외 공급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최근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품귀 현상과 높은 가격, 처방 절차의 불편함이 이어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비공식 유통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회색시장 펩타이드 거래에 사용된 암호화폐 규모는 2024년 분기당 100만 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59% 증가한 3200만 달러(약 490억원)를 기록했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거래 규모는 1억 달러(약 153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마약 거래망 그대로 활용”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공급망 변화다. 체이널리시스는 과거 펜타닐 전구체 공급업체로 식별했던 중국 기업들이 기존 암호화폐 지갑과 메신저 계정을 그대로 활용해 체중감량용 펩타이드 판매에 나선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표 사례로 지목된 중국 업체 ‘상하이 시그마 오들리 뉴 머티리얼 테크놀로지’는 2023년 체이널리시스가 펜타닐 전구체 판매 업체로 분류했던 곳이다. 분석 결과 이 업체는 2025년부터 기존 거래망을 활용해 체중 감량 및 미용 목적의 펩타이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화학 시약 공급업체인 ‘빅리트 테크놀로지’ 역시 별도 법인과 브랜드를 앞세워 펩타이드 시장에 진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업계에서는 국제 사회의 마약 단속 강화로 기존 사업의 위험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고 수익성이 높은 비만치료제 관련 시장으로 공급망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확대 배경으로는 소셜미디어 문화도 지목된다. 체이널리시스는 틱톡을 중심으로 확산된 ‘룩스맥싱(Looksmaxxing)’ 트렌드가 비공식 펩타이드 시장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룩스맥싱은 체중 감량과 외모 개선을 극대화하려는 온라인 하위문화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비브랜드 펩타이드 사용 경험을 공유하면서 시장 수요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관련 콘텐츠가 확산된 이후 월간 온체인 거래 규모는 1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체이널리시스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규제 강화에 따라 글로벌 범죄 공급망이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온체인 데이터 분석은 범죄 조직의 사업 전환과 자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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