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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장 건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IPO를 통한 총 조달액은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화권 기업이 IPO로 조달한 자금은 총 112억 달러(약 15조 6016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연간 조달액(230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받은 기업의 경우 지난해 9곳이 110억 달러를 조달한 반면, 올해 상반기엔 6곳이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상장 건수는 늘었지만, 개별 IPO 규모가 작아지면서 전체 조달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적 긴장 국면에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를 택하는 배경에는 자본시장 규모와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이 있다.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단독 시가총액만으로도 중국 상하이와 선전 등 주요 거래소의 2배에 달한다.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중국 본토 시장보다 활발한 만큼, 글로벌 투자자에 접근하기에도, 유동성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중국 내 상장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도 중화권 기업들의 미국행에 힘을 싣고 있는 요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 2023년 주요 거래소에 등록제 기반의 IPO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상장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매출과 순이익, 현금흐름 등 주요 재무지표 기준을 높이는 한편, 기업의 꾸준한 수익 창출 능력과 리스크 대응 능력도 평가 요소로 포함했다. 본토 상장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증가한 이유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화권 기업의 미국 상장 회복세를 보여주는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중국의 차(茶) 브랜드 ‘차지’는 올해 상반기 50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으며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차지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풍부한 유동성 외에도 미국 진출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나스닥 입성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자본시장에선 중화권 기업의 미국 증시 진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미·중 관계와 양국의 규제 강화 여부가 이러한 추세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투자자와 시장 신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장”이라면서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상장 시 직면할 수 있는 규제 장벽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트렌드를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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