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0일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로 B777-300ER 여객기의 좌석을 뜯고 화물을 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했지만, 항공 화물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토부와의 협의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적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화물 수송량은 최소 10t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항공은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에 이어 지난달 11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B777 여객기 좌석에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으로 불리는 별도의 가방을 장착,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그동안 여객기 객실 내 수하물칸을 활용한 적은 있지만, 기내 좌석 공간까지 활용해 화물을 나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146대, 화물기 23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객 수요 급감으로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국제 항공화물 초과수요에 대응하고자 화물기를 확대 운영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1~3월)는 영업손실(986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4~6월)는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영업이익 12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1조9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흑자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데는 화물 수요 증가로 인한 화물 운임 상승 등으로 화물사업 부문이 선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객수요가 90%가량 감소한 가운데 유류비와 인건비, 제반비용 등을 절감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6개월간 전체 인원의 70% 넘는 수준의 임직원이 휴업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조직 슬림화 체제도 구축했다. 최근 대한항공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주지역본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남아지역본부를 없애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비용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의 변화”라며 “다(多)국가로 구성된 구주지역본부 및 동남아지역본부를 폐지하고 본사와 지점이 직접 협업하는 업무체제를 구축해 신속하고 간소한 의사결정 체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본사와 지점의 효율적인 업무협업을 위해 글로벌 영업지원 조직과 24시간 여객운송 지원센터를 본사에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미주(LA), 중국(베이징), 일본(도쿄) 등 3곳의 해외지역본부는 유지한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실탄 마련도 강화한다. 유동성 위기 타개책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진행해 이날 1조1269억원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9일 신주 상장을 마무리하고, 유상증자로 인한 조달 자금은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매각 추진과 송현동 부지, 왕산 마리나 등 부동산 자산 매각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