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탄" 트럼프 경고에 터키 발끈…"전략적동반자 존중해야"

연합뉴스 기자I 2019.01.14 18:29:52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한다면 터키 경제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터키가 전략적 동반자의 편을 들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터키는 미국이 전략적 협력관계를 존중하기를 기대하며, 그것이 테러리스트 선전의 그늘에 가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테러조직 명단에 올라있는 PKK(쿠르드노동자당)와 그 시리아 분파인 PYD(민주동맹당)/YPG(쿠르드 인민수비대)를 시리아 쿠르드족과 동일시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터키는 쿠르드족이 아닌 테러리스트와 싸운다. 우리는 모든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대항해 쿠르드인들과 다른 시리아인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다에시(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랍어 약칭)와 PKK, PYD, YPG 간 차이는 없다. 우리는 이들 모두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대통령실 공보 책임자 파흐렛틴 알툰 박사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터키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라고 밝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알툰 박사는 “테러는 테러이며, 박멸돼야 한다”면서 “터키가 시리아에서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만약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한다면 터키가 경제적으로 파괴될 것”이라며 “20마일의 안전지대를 만들자”고 썼다.

그러면서 “쿠르드족이 터키를 자극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는 ISIS(IS의 옛 이름)를 무찌르기 위한 미국 장기 정책의 최대 수혜자였다”며 “우리도 혜택을 받았지만 이제 우리 군대를 집으로 돌려보낼 때다. 끝없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전격적으로 시리아 철군을 발표하자 터키는 즉각 YPG가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로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YPG는 미군과 함께 최전선에서 IS 격퇴전을 수행했으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집단인 PKK의 분파로 보고 격퇴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는 미군이 철수할 경우 터키군과 YPG의 충돌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시리아 터키가 쿠르드 공격을 강행하면 국제동맹군이 IS로부터 피흘려 지킨 시리아 북동부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통째로 넘어가고, 중동에서 러시아·이란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터키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쿠르드는 러시아를 보증자로 두고 아사드 정권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 외무부 아이만 수산 차관보는 13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다마스쿠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부는 대화를 더 활발히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산 차관보는 “시리아 통합에 대해 우려하는 쿠르드 쪽의 발언을 들어보면 (대화에)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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