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택시 기사가 승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할 위험이 다른 서비스업 종사자의 6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노동자에 가해지는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택시 기사의 절반 이상이 정신 불건강상태에 놓여 있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울산대 간호학과 이복임 교수가 제4차 근로환경조사(2015년,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수행) 원자료를 토대로 전국의 택시 기사 496명의 정신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택시운전원의 고객응대 노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직업건강간호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 지표(WHO-5 well-being index)를 이용해 택시 기사의 정신 불건강 여부를 판정했다. 이 평가 지표는 즐거움ㆍ차분함ㆍ활기ㆍ상쾌ㆍ일상생활의 흥미 등 5개 문항을 대상자에게 낸 뒤 0(전혀 그렇지 않다)∼5점(항상 그렇다) 등 점수를 스스로 매기게 하는 방식이다. 점수의 총합이 13점 이하이면 정신 불건강으로 분류된다.
연령별론 40대 택시 기사의 정신 불건강 유병률이 68.9%로 가장 높았다.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 불건강 유병률이 50% 이상이었다. 택시 기사의 학력이 높을수록 정신 불건강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대졸 기사가 최고(63.5%), 중졸 기사가 최저(53.7%)를 기록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일반적으론 학력이 높을수록 근로자의 우울률이 낮아지는 데 택시 기사에선 정반대였다”며 “학력과 스킬이 일치하지 않아 직업 만족도가 떨어진 결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