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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커진 국민연금 대체투자…평가도 분기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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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I 2025.07.24 15:12:04

[국민연금 운용 변곡점]②
투자자산 성과 모니터링·위험관리 목적
작년 대체투자 회수, 목표 대비 46% 달성
시장 영향…투자금 집행·회수, 통제 어려워
대체리스크 관리실 인력확충·자원 확대 필요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대체투자에 대한 공정가치평가 빈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에는 공정가치평가를 매년 1회 실시했지만, 내년부터는 분기 단위로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또한 국민연금 대체리스크 관리실은 기존 투자자산에 대한 사후실사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리스크 요인을 조기에 탐지하고, 사후적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리스크 관리실의 인력 확충 및 자원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작년 대체투자 회수, 목표 대비 46% 달성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대체투자에 대한 공정가치평가 빈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에는 공정가치평가 주기가 매년 1회였지만, 앞으로는 분기 단위로 변경하기로 했다.

평가 빈도수를 높이기로 한 것은 투자자산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위험관리 목적도 있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자료=2024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성과평가(안))
작년 말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회수실적(15조6827억원)을 보면 목표치(34조3500억원) 대비 달성률이 46%에 그친다. 같은 기간 대체투자 신규약정과 신규집행 실적이 전년대비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작년 말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신규약정은 37조5079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 2023년 대비 34.9% 증가했다. 신규집행은 29조5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했다.

특히 대체투자 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은 회수실적 달성률이 낮게 나왔다. 각 대체투자 자산의 회수실적 목표 달성률을 보면 △헤지펀드 204% △사모대출 107% △인프라 63% △사모주식 55% △부동산 12% 순이다.

작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금 회수보다는 만기 연장, 리파이낸싱 등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목표 달성률은 시장 상황과 연관성이 높아서 달성률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를 위해 위탁운용사(GP)와 약정을 하면 실제 투자금 집행은 컨트롤(통제)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대체투자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집한 후, 나중에 투자 대상을 발굴해서 투자하는 펀드다. 사모펀드(PEF)나 부동산 투자 펀드에서 주로 활용된다.

투자자들은 해당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가 어떤 투자처에 투자할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펀드에 참여하게 된다.

GP가 투자를 많이 할수록 집행이 올라가고, GP가 회수 활동을 많이 할수록 회수가 많이 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와 무관하게 연금 자체적으로 일정(스케줄)을 짜서 약정을 언제, 얼만큼 할지 계획을 세운다.

다만 실제로 투자금이 집행되고 회수되는 것은 시장 환경에 따라서 돌아가게 된다. 시장 상황이 좋으면 투자도 많이 하고 회수도 많이 하는데, 시장이 안 좋으면 투자와 회수 모두 어려워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금 집행과 회수 실적은 다음 연도 예산을 짤 때 참고해야 하는 수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라면서도 “다만 달성률이 높거나 낮다고 해서 성과가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지을 영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대체리스크 관리실 인력확충·자원 확대 필요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공정가치평가 빈도를 매년 1회에서 분기별로 높일 경우 관련 부서의 업무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탁운용사가 각자의 책임으로 감정평가기관을 선정해서 투자자산에 대한 공정가치를 산출하고 국민연금에 제출하면, 국민연금은 이 숫자가 맞는지를 검증해서 조정한다.

한 사람당 적게는 수십개 펀드에서, 많게는 수백·수천개 투자 자산을 들여다본다. 벤처캐피탈(VC)로 소액 투자한 기업까지도 다 검증을 진행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3개 전문위원회 중 하나인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위성위)도 공정가치평가를 심의한다. 공정가치평가 결과를 부풀릴 경우 수익률이 높아지는 착시효과를 막기 위해서다.

내년부터는 이같은 평가 작업이 매년 1회에서 분기별(매년 4회)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국민연금 대체리스크 관리실은 올해부터 기존에 투자한 자산에 대한 사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리스크 요인에 대한 조기 탐지를 비롯해서 운용사의 의무 이행 여부 점검 등 사후적 리스크관리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후실사로 얻은 정보를 향후 유사 자산 혹은 운용사에 대한 사전 심사 및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이로써 사전·사후 리스크 관리의 연계를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사후실사 결과를 투자의사결정과 위험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여 사후실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선 만큼 대체리스크 관리실의 인력 확충 및 자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4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성과평가(안)은 “대체투자의 양적 확대가 기금의 성과 제고로 이어지려면 리스크 관리 체계의 고도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체리스크 관리실의 자원 및 인력 확충이 필요하며, 기금운용본부 내부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역량강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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