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남긴 택배파업 일단락…'부속합의서' 채택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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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기자I 2022.03.02 17:37:39

CJ대한통운 택배노조, 2일 파업 종료 현장 복귀 선언
'합법적 대체배송' 보장키로…대리점주 "전향적 방침"
'제로베이스' 된 부속합의서 채택 등 남은 과제 산적
CJ대한통운 "직원 폭행 혐의 등 고소 건은 원칙대로"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가 파업 돌입 65일 만인 2일 파업 종료 및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를 두고 대리점주들과 조합원 간 논의가 남아 있고, 상황에 따라 또 다른 쟁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CJ대한통운(000120) 본사 앞에서 보고대회를 열고 “이번 사태로 발생한 국민 소상공인 및 택배종사자의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즉시 파업을 종료하고 현장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택배노조와 대리점연합은 이날 오후 2시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양측은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여섯 차례 대화를 벌였지만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면서 같은 달 25일 대화가 중단됐다.

이날 노조는 잠정 합의안을 통해 “택배노조 조합원은 개별 대리점과 기존 계약의 잔여기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복귀하며, 모든 조합원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합법적 대체 배송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의 사항엔 “개별 대리점에서 이번 사태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협조하며 향후 노사 상생과 택배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잠정 합의안을 3일 조합원 총투표에 회부한다.

원청인 CJ대한통운과 대리점주들은 우선 환영의 뜻을 밝혔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 파업으로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리점연합과 택배노조가 대화를 통해 파업을 종료한데 대해 환영하며, 회사는 신속한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노조와 협상 당사자인 대리점주들은 그간 주장해왔던 ‘대체 배송’을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현업에 복귀한 상태에서 부속합의서 협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택배노조는 파업 기간 동안 타 택배사 기사들을 투입하는 대체 배송을 막아 왔다.

김종철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회장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쟁의가 노조의 합법적 권리라면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해 대체 배송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사업자의 권리”라며 “그간 노조가 대체 배송을 막았지만 이 점에서 합의가 된 것만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 60시간 내 6일 근무 △당일배송 등 그간 양쪽 의견이 평행선을 그렸던 부속합의서 주요 내용이 바로 합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사실상 파업만 철회했고 작년에 채택한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내용을 두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협상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와 노동계에서는 지금까지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번 파업으로 깊어진 감정의 앙금이 제대로 봉합될 지도 미지수다. 이날 합의서에는 ‘개별 대리점에서 이번 사태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이 진행되지 않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금전적 피해를 입은 대리점주들이 개별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면 이를 저지할 방법은 없다.

특히 사옥을 점거당하고 일부 직원이 폭행당한 CJ대한통운은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등을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CJ대한통운은 “다만 이번 파업 중 발생한 불법점거 및 폭력행위는 결코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시 쟁의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속합의서 협상이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는 만큼, 조합원들이 다시 쟁의권을 주장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종철 회장은 “노조가 이번에 합의한 대체 배송에 대한 약속만 지키면 된다”며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물류업계에서는 이번 택배노조 파업을 두고 도대체 무엇을 위한 파업이었느냐며 허탈해하는 반응도 나온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그간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요구하며 무단 점거까지 벌였는데, 결국 원래 대화상대인 대리점주들과 얘기해 파업을 철회했고, 대리점주와 앞으로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했으면서 지금까지 왜 CJ대한통운 본사에 와서 점거 농성을 한 것이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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