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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인사 전후로 검찰을 떠난 전직 검사 다수가 변호사로 개업했다. 먼저 지난 5일 법무법인 화우에 새 둥지를 튼 김영기(사법연수원 30기) 전 광주지검 형사3부장은 형사대응그룹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게 된다. 김 전 부장은 검사 시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등을 역임하며 에이스로 불렸다. 그는 그간 쌓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금융형사 분야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김 전 부장은 지난 8월 말 인사 직전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김 전 부장과 마찬가지로 인사 직전 사표를 냈던 ‘공안통’ 이건령(31기) 전 대검공안수사과장도 최근 변호사로서 새 출발을 알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등 공안 업무를 주로 해 왔던 그는, 법무법인 율우로 일터를 옮겼다. 율우에는 이상호 전 검사장, 이정석 전 부장판사 등이 몸담고 있으며,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한동훈 검사장 변호인인 김종필 변호사도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히 검사장 승진이 예측됐던 이선욱(27기) 전 춘천지검 차장과 김남우(28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영입됐다. 이 전 차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과, 에이스가 맡는다는 검찰과장도 거쳤다. 김 전 차장은 서울동부지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 사건을 총괄했지만 결국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성원(27기) 전 부천지청장도 이번에 김앤장에 자리를 잡았다. 전 전 지청장 역시 법무부와 대검을 거치고 금융수사에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27기는 검찰 내에서도 우수 인재가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양석(30기) 전 대전지검 형사1부장은 법무법인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 전 부장은 광장 내 검찰형사그룹에서 공판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대검찰청 감찰본부 특별감찰팀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다. 그는 8월 인사에서 부산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성 인사가 났고 이후 사임했다.
신승희 전 인천지검 형사2부장은 법무법인 YK에 파트너 변호사로 영입됐다. 신 전 부장은 법무부 감찰담당검사와 대검찰청 감찰1과장 등 요직을 거쳤지만, 지난 인사에서 울산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성 인사이동 후 사임했다.
대표 변호사로 로펌을 운영하게 된 경우도 있다. 국내 증권범죄 수사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문찬석(24기) 전 검사장은 법률사무소 선능의 대표변호사로 전날 업무를 개시했다. 선능은 경제 사건을 전담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정회(23기) 전 인천지검장과 송삼현(23기) 전 서울남부지검장도 각각 법무법인 솔루스와 아미쿠스를 설립했다.
김세한(31기)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 부장은 법무법인 다담의 대표변호사로 새 출발한다. 그는 화우 등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8년 울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다담엔 김해수 전 광주지검장과 백용하 전 수원지검 차장검사, 김익현 전 부장판사 등 전직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포진돼 있다.
김우석(31기) 전 정읍지청장은 법무법인 가온의 형사 부문 대표 변호사로 합류한다. 그는 지난 8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형사사법의 근간인 검찰 조직이 졸속 개편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공개비판하기도 했다.
안권섭(25기) 전 춘천지검 차장은 법무법인 AK의 대표변호사로 새 출발한다. 그는 서울지검 의정부지청·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를 거쳐 서울고검 공판부장과 춘천지검 차장을 지냈다.
정진기(27기) 전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법무법인 공감파트너스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다. 정 전 부장은 한 검사장 압수수색 과정에서 독직폭행 논란이 인 정진웅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감찰을 맡은 바 있다. 감찰 진행 중 하반기 검찰 인사를 통해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북한·통일 전문 검사로 불리는 최기식(27기) 전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법무법인 산지로 자리를 옮겼다. 최 전 부장은 통일 분야를 오랜 기간 연구해 검찰 내 몇 안 되는 통일 전문가로 꼽혔다. 산지는 기업형사와 부동산 개발, 지적재산권 분야 등에 강한 부티크펌으로, 이은경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과 남윤재 변호사가 공동대표로 근무하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특수수사 등에서 이름을 날렸던 엘리트 검사들이 대부분 좌천성 인사로 옷을 벗고 변호사로 새 출발을 한 만큼 검찰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송무 역량 강화를 꾀하는 주요 로펌들로서는 이들의 향후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