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입법화에 맞춰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자본적정성 비율에서 분모인 필요자본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합금융그룹에 부과하는 규제 중 핵심은 자본 건전성을 위해 실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적정한 규모의 자본(적격자본)이 최소 자본기준(필요자본)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현행 모범규준은 자본적정성 비율(적격자본을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을 10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입법예고
지난달 5일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금융위는 현재 복합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연구용역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창해온 이 법은 여·수신과 금융투자·보험 중 2개 이상 업종의 금융사를 운영하는 자산 5조원 이상 금융그룹을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동안 모범규준으로 시행해왔는데 이번에 법제화하는 것이다.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개 복합금융그룹이 규제 대상이 된다.
여기에 중요한 건 그룹위험을 얼마로 평가하느냐다. 그룹위험의 평가(분모)에 따라 쌓아야 하는 자본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룹위험은 대표회사 이사회의 권한·역할, 그룹 차원의 위험관리체계, 계열사 출자관계, 내부거래 위험·의존도 등을 평가하는 ‘전이위험’과 내부거래의 특정계열사 의존도나 계열사간 공동업무 수행 등 ‘편중위험’을 통합해 평가한다.
결국 그룹 내 비금융계열사의 위험이 얼마나 많이 금융계열사로 이전될 수 있을 지를 평가해 그룹과의 관련성이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자본을 더 쌓도록 강제한다는 뜻이다. 특히 비금융계열사가 많은 복합금융그룹의 경우 내부거래는 전이위험과 편중위험을 모두 높이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특히 금융위는 필요자본 구성요소인 그룹위험의 가산 비중을 추가로 최대 50% 가중치를 더 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룹위험에 대한 반영치를 기존의 100%에서 최대 150%로 높인다는 것이다.
자본비율 획일적으로 적용하진 않을 듯
이렇게 되면 복합금융그룹은 분모인 필요자본이 늘게 되고 이에 따라 적격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자본적정성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위험이 발생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더 확보하라는 의미인데 그만큼 복합금융그룹의 부담은 커진다. 추가로 자본확충을 하거나 아니면 위험을 축소해 건전성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기준에 미달하면 금융당국은 경영개선계획 제출과 이행 등을 명할 수 있다.
다만 그룹위험 반영치를 최대 150%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다. 추가 자본여력을 갖출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복합금융그룹의 부담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어느 수준으로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상이 되는 그룹이 어느정도 수준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2018년 말 기준 복합금융그룹 자본비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내놨다. 중복자본과 전이위험을 모두 고려한 자본비율이다. 당시 삼성이 22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교보 210.4%, DB 167.2%, 한화 156.9%, 현대차 141.5%, 미래에셋 125.3% 등이다.
복합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 공시는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 이후에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규제를 강제하기 보다는 복합금융그룹이 자체적으로 먼저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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