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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투항 박삼구...금호타이어 자율협약

노희준 기자I 2017.09.26 17:15:31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해외 매각 무산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부실한 자구안으로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니그룹 회장은 경영정상화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며 ‘백기투항’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금호아시나그룹을 재건하려던 박 회장의 꿈은 ‘마지막 퍼즐’ 앞에서 물거품이 됐다.

산업은행은 26일 박 회장측이 제시한 금호타이어 자구안의 실효성이 부족, 채권단 주도의 정상화 작업을 추진키로 금호아시아나그룹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회장측은 중국 공장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포함해 최대 73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산은에 제출해다. 하지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박 회장을 직접 찾아 자구안의 실효성이 없다고 통보했다. 박 회장은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경영에서 즉시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내려놓겠다고 했다”며 “금호타이어 정상화 추진과정에서 ‘금호’ 상표권이 문제 되지 않도록 이를 영구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논의했다. 오늘 27일 최종 결론이 나지만 32%의 의결권 지분을 가진 산은이 이미 자구안을 거부한 상태라 부결은 확정적이다. 자구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의결권 75%를 넘어야 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회생을 위해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다만 일부 시중은행이 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져 워크아웃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교수는 “기업이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된 것은 1차적으로 경영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박삼구 회장의 책임”이라며 “채권단 역시 민간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할 정도로 결과적으로 3년간 허송세월만 보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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