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와 수주산업 향방은…하반기 신용평가 체크포인트

이명철 기자I 2017.07.12 17:18:32

석유화학, 실적 호조 지속…건설업 반등 여부도 관건
호텔·면세점 사업 불확실성 확대…조선업 여전히 부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 추세가 일단락되면서 하반기 방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업황 호조 사이클을 이어가는 석유화학업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진의 터널을 지난 건설사에게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와 경쟁 심화로 침체일로인 호텔·면세점은 우려 섞인 시각이 늘어나는 추세다. 수주 잔고가 조금 늘었지만 여전히 매출 절벽 위기인 조선사도 걱정이 많기는 매한가지다.

◇석유화학 ‘맑음’ 건설·철강은 관심↑

하반기 주요 업종에 대한 신용등급은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전망 조정을 통해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12일 신용평가 3사가 올해 상반기 등급 전망을 조정한 결과를 보면 주로 석유화학과 건설, 철강 업종의 등급 전망은 상향했으며 호텔·면세점과 조선업 등은 현재 신용등급보다 내려갈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에서 잇따라 성공하면서 투자자로부터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업종이다. 한화케미칼(009830), 롯데정밀화학(004000), 금호석유(011780)화학 등은 상대적으로 투자 수요가 적은 신용등급 ‘A급’ 주에서도 우량 회사채로 평가 받으며 수요예측 흥행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이들 업체는 탄탄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SK인천석유화학, 한솔케미칼(014680), 한화케미칼 등은 상반기 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되기도 했다. 하반기 이후 에틸렌 계열 제품 스프레드 축소 영향으로 실적이 저하될 수 있지만 다른 제품의 마진이 안정적이어서 수익성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주목할 부분은 그동안 해외 사업장 손실 우려가 지속 괴롭혔던 건설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다. 한신평은 서희건설(035890)과 호반건설의 등급 전망을 각각 ‘긍정적’, ‘안정적’으로 상향했고 한기평은 아이에스동서(010780), NICE신평은 반도건설에게 ‘긍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지만 양호한 분양성적으로 주택부문이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NICE신평 관계자는 “건설업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실적이 개선되면서 업사이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상과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우건설(047040)·포스코건설 등 일부는 지속되는 해외사업 우려에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해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철강업황은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구조조정과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기업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동국제강(001230), 현대비앤지스틸(004560)의 등급 전망은 모두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사드 직격탄…호텔·면세점 불안 커져

하반기 가장 큰 우려를 사고 있는 업종은 호텔과 면세점이다. 우선 사드 여파로 중국인 단체 여행객 감소가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 보복조치 중단을 요청했지만 사실상 협의가 불발되면서 불투명성이 확대됐다. 면세점은 가뜩이나 중국 관광객이 줄어드는 데 신규 사업자 유입에 따른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점수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시장 상황은 매우 혼잡하다.

신용평가사들은 호텔롯데·호텔신라(008770)와 파르나스호텔, 신세계조선호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 등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고 하반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중 한신평은 오는 19일 신평사 중 가장 먼저 면세점 사업에 대한 세미나(웹캐스트)를 열기로 하면서 이슈 선점에 나섰다.

구조조정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조선업은 올해 하반기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신용등급이 최저 ‘CC’까지 내려간 대우조선해양(042660)을 차치하더라도 삼성중공업(010140) 현대중공업(009540) 등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부여 받았다. 올해 상반기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매출 절벽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기평 관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고 주요 조선사의 등급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상태로 추가 등급 하락의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민자발전의 경우 여전히 부정적인 수급여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대림에너지·포스코에너지는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고 SK E&S 등은 등급 전망 ‘부정적’이 매겨졌다. 다만 지난해 10월 용량요금 인상이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예년보다 하향 조정 기조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발표한 탈(脫) 원전과 노후발전소 가동 중단 대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가 하반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별 그룹별로는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 지연으로 재무구조 개선 차질이 우려되는 이랜드그룹과 계열사들의 높은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두산그룹이 하반기 신용평가업계 이슈 대상으로 꼽힌다. 한진해운 여파가 이어지는 한진그룹, 항공사 실적 부담 등을 지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다.

`사드 배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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