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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해 동아시아는 서구에 비해 여성의 승진이 제한적이다. 지난 3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12년 연속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지수는 △소득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여성의 노동 참여율 등 지표를 종합적으로 산출한 수치다.
특히 한국이 오너 중심 기업 문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오너 출신의 여성 고위직 임원을 찾아보긴 더 어렵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상장사 매출 상위 1000개 기업에서 대표직을 겸한 여성 CEO는 1371명 중 40명(2.9%)에 그쳤다. 이 중 오너 일가가 27명, 비오너 출신 전문경영인은 13명으로 집계됐다. 사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여성은 전체의 0.65%에 불과한 셈이다.
동아시아 내에서는 중국이 가장 많은 여성 CEO를 배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22년 기준 중국 상장 기업 2887곳 중 636(6.5%)곳이 여성 CEO를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2020년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일본은 한중일 국가 중 가장 낮은 0.8%를 보였다. 교도통신은 “일본은 올해 기준 일본 상위 1600개 기업 중 여성 CEO(최고경영자)가 13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여성 CEO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다. 지난해 삼성에서 비오너가 출신의 첫 여성 사장으로 이름을 올린 이영희 당시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승진 1년 만에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서 한국인 중 유일하게 ‘아시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선정된 마케팅 전문가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은 다양성을 더 추구해 인재를 등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