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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고 2021년 배당성향을 26.0%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지난해 축소했던 배당성향을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1주당 배당금은 2940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중간배당된 750원을 제외한 2190원을 오는 4월께 배당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은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이익 실현을 위해 자사주 1500억원 어치를 소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배당성향을 사상 최고인 25.2%로 정했다. 주당 배당금 역시 1960원으로 가장 많은 수준까지 올랐다. 3월 개최가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확정되면 중간 배당금 560원을 제외한 14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역시 주당 배당금을 역대 최대 수준인 9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성향을 2020년 19.9%에서 2021년 25.3%로 올려잡은 결과다. 주총 이후 중간배당 150원을 제외한 750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이날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도 배당성향을 코로나 직전 수준인 26.0%으로 올려잡으며 주당 배당금을 사상 최대 규모인 3100원으로 결정했다. 중간배당 700원을 제외한 2400원을 주주총회 이후인 4월께 지급한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나란히 사상 최대 규모 배당파티를 벌이는 것은 지난해 대출급증과 관련이 있다. 부동산 경기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은행 대출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은행 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금리상승기에 돌입하면서 이자 이익이 극대화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들이 너무 손쉽게 벌어들인 이익으로 파티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이 불가피하게 일으킨 대출 등으로 은행들이 역대급 수익을 거뒀는데, 이를 사회 전반에 환원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지주의 주주 상당수는 외국인 투자자이기도 하다. KB금융의 외국인보유량은 지난해 말 69.4%에 달했다. 신한금융은 60.2%,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0.0%, 67.53%였다.
금융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배당제한 규제를 지난해 6월 종료한 만큼, 배당성향은 금융지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며 “금융위 권고에 따라 금융지주들이 2019년 수준 이상으로 배당성향을 확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