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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지난 2월 바이오엔테크와 백신 구매 계약 체결 직전 단계까지 갔지만 바이오엔테크 측이 돌연 이를 번복했다. 당시 대만 정부는 중국 측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중국을 직접 비난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 화이자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최근 대만은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고 있어 백신 물량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대만이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공급받는 문제에는 중국 기업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제약사 푸싱의약그룹은 바이오엔테크와 계약을 맺고 바이오엔테크의 전령RNA(mRNA) 기술을 이용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에서 독점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기로 했다.
바이오엔테크는 다른 나라에서는 개발·공급 파트너로 미국 화이자를 두고 있다. 푸싱의약은 대만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향을 최근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날 “원 제조업체에서 직접 백신을 구매하거나 코백스(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를 통해 구매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 제조사와 구매 협상을 해야만 백신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원 제조사의 직접적인 보증을 받고 법률적·정치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모더나 백신 구매에 성공했다면서 대만이 이미 구매한 백신이 3000만 도스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만 인구는 2300만명이 넘지만 백신 접종은 70만여회에 그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이 중국에서 백신을 확보할 채널에는 막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이 백신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막다른 길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