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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화물 사업에 두 동강난 하늘길

이소현 기자I 2020.11.17 17:00:37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FSC는 '흑자 비행'
제주·진에어·티웨이·에어부산 LCC는 '적자 비행'
LCC업계 화물사업 진출했지만, 기재 한계 뚜렷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하늘길이 두 동강 났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입은 항공업계에서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사업을 강화해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객 중심의 저비용항공사(LCC)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나타난 것.

LCC업계가 뒤늦게 화물운송에 나서고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기체가 중소형으로 이동거리나 적재용량 및 물품의 한계가 뚜렷해 4분기에도 수익성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17일 6개 국적항공사 분기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지난 3분기 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흑자를, LCC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적자를 이어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각각 1조5508억원, 7311억원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여객 운항이 80% 이상 줄어든 탓에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화물 사업 덕분에 2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2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가운데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흑자 비행으로 선방한 점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의 이동은 줄었지만, 화물 이동은 늘어난 덕분이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화물운임(3분기 누계 기준)은 1㎏당 3504원으로 지난해(2378원) 대비 47.4% 늘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사업 강화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객실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해 화물을 수송한데 이어 9월에는 여객기 좌석을 제거해 화물기로 전환하며 화물 사업을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세계 최초로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 운영하면서 1대당 23t의 추가 화물 공급력을 확보했다.

반면 LCC업계는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것.

LCC 맏형 제주항공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692억으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CC 중 가장 많은 항공기 45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제선 운항이 여의치 않아 적자 규모가 LCC 중에서 가장 컸다. 이어 진에어 492억원, 에어부산 424억원, 티웨이항공 3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형기 B777 기종 4대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를 중심으로 LCC업계가 화물사업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CC업계 관계자는 “진에어가 화물 전용기 개조와 카고 시트백을 도입하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기내 화물운송을 확대하는 등 화물 사업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대형항공사와 규모와 네트워크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어 LCC의 화물 사업 진출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항공업계의 여객 수요 저조 등 불확실한 영업 환경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주도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항공업계는 초대형 항공사 탄생으로 인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빅딜이 클로징 되기 전까지 각각 항공사는 각개전투가 불가피하다”며 “유급휴직에서 무급휴직으로 전환하는 항공업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생계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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