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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사태 논란 산지 태양광 안전점검…"호우탓" Vs "관리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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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관 기자I 2020.08.19 16:44:17

태양광 산사태 12건 모두 2018년 기준 강화 전 완공
성윤모 “수시 현장점검 상시화·매년 정밀점검 시행”
전문가 “사면안정성 검토 의무화 등 제도 보완 시급”

[세종=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조민정 인턴기자] 정부가 산지 태양광 산사태와 관련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피해를 본 태양광설비가 전체의 0.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으나 배수로 정비, 사면·시설 안정성 검토, 구조물 보완 시공, 녹화 등 재해방지 조치와 하자 보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례없는 최장 기간 장마에 따른 집중호우 탓으로 원인을 돌렸지만 산사태가 발생한 태양광 시설 모두 지난 2018년 기준 강화 전에 완공한 것이어서 기존 태양광시설에 대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윤모(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21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산지 태양광 산사태와 관련한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 “세 가지 영역 나눠 대책 마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산사태와 관련해 그간 산지 태양광 설치가 상황을 악화한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산림청과 함께, 산지·토목 전문가, 태양광 업계와의 협의, 주민·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쳐 산지 태양광에 대해 세 가지 영역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산지안전점검단을 구성해 여름철 재해대책기간 동안 수시 현장점검을 상시화하는 등 매년 정밀 점검을 하고 긴급조치가 필요하면 재해방지 조치명령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성 장관은 “산지 태양광 설치를 위한 산지 전용허가를 취득했으나 아직 준공하지 않은 설비에 대해서는 공사와 준공단계에서 허가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했는지를 꼼꼼하게 점검하겠다”며 “지자체 인·허가 시에 사업자가 재해방지 계획을 수립·제출하는 만큼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공사현장 점검과 준공 검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산지 태양광 신규 설비에 대해서는 환경·안전 측면에서 추가적인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일부 산지 태양광 사고에도 국민적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므로 그린뉴딜과 재생에너지 3020 목표 달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신규 산지 태양광에 대한 입지 등의 허가기준을 더 보완할 필요가 없는지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태양광 주변 관리 허술…제도 보완 시급

정부는 산지 태양광 사고 건수가 올해 산사태(1548건)의 1%, 전체 산지 태양광(1만2923개소)의 0.1%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번 산사태가 산지 태양광 때문이라기보다는 유달리 길었던 장마 기간 중 집중호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수치상으로는 전체 산사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태양광 산사태로 유실된 면적이 1.2ha(헥타르)에 달한다. 이번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12개 태양광 시설은 모두 지난 2018년 말 설치 기준을 강화하기 이전 완공했다.

2018년 태풍과 집중호우로 경북 청도, 제주시, 강원도 철원군 등에서 태양광 산사태가 속출하자 산림청은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경사도 기준을 25도에서 15도로 강화하고 태양광 설치를 이유로 토지의 사용 목적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는 산지 태양광 설비 허가 기준을 강화해 배수로와 옹벽 등 설비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산사태로 기준 강화 이전에 완공한 시설 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산지 태양광 주변 배수로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고 말한다. 태양광 발전은 발전 효율이 높지 않아 사업자가 옹벽이나 배수로 같은 안전 설비에 비용을 투자할 수 없는 구조인데다 형식적으로 만들어놓더라도 주무부처인 산업부가 이를 제대로 잡아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사면안정성 검토’ 등 더 구체적인 제도를 의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경사도 강화 방식만으로 산사태를 대비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태양광 설치 시 사면안정성 검토와 같은 제도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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