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3차 대전(大戰)’, ‘면세점행(行) 막차’로 불리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이 4일 관세청의 입찰 마감을 시작으로 두 달여 간의 막이 올랐다. 관세청이 신규로 배정한 특허는 대기업 3개, 중견·중소기업 1개다.
이번 특허 경쟁에 참여한 대기업은 롯데·SK·신세계·HDC신라·현대백화점 등 5곳으로 연말 최종결과 2곳은 고배를 마시게 된다. 중견·중소기업 전용 면세점은 엔타스면세점·하이브랜드·정남쇼핑·탑시티·동대문제일면세점(신홍선건설) 등 5곳이 특허신청서를 제출하면서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기업 2곳은 고배…HDC신라-현대百 경쟁 관심
이번 면세점 특허 경쟁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HDC신라(호텔신라(008770)와 현대산업(012630)개발의 합작사)와 현대백화점(069960)이 벌이는 ‘현대가(家) 싸움’이다.
두 기업은 면세점 부지로 각각 삼성 아이파크타워와 현대백화점 삼성 무역센터점을 지목했다. 이 지역은 MICE(미팅·포상관광·컨벤션·이벤트) 관광특구인 코엑스 단지에 위치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코엑스점)이 이 일대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HDC신라와 현대백화점 둘 중 한 곳은 이번 특허 경쟁에서 탈락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양창훈·이길한 HDC신라 공동대표와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이날 나란히 서울 논현동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을 찾아 특허신청서를 제출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면세점·SK네트웍스, 면세 특허 회복할까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대목은 롯데면세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001740)(워커힐면세점)가 면세특허를 다시 따낼 수 있을지다. 두 기업은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2차 특허 경쟁에서 탈락해 각각 27년, 24년 영업을 이어온 사업장의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관세청이 신규로 면세특허를 부여하는 것을 두고 사실상 두 기업에 사업장 영업권을 되돌려주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면세특허 부활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나쁘지 않은 신호로 보고 있다. 이번 면세심사에서 처음으로 관세청이 평가결과를 공개하기로 한 것도 국내 1위, 세계 3위 기업으로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SK네트웍스는 올 상반기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신원 회장이 최근 워커힐 투자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반드시 특허를 획득하겠다”고 밝힐 만큼 전사적 차원에서 총력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DF는 서초구 반포로의 센트럴시티를 ‘서울 2호점 부지’로 삼고 신규 시내면세점 도전장을 던졌다. 신세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생활문화공간인 센트럴시티에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 쇼핑·관광 종합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견·중소기업 전용 면세점은 최종 입찰 결과 5곳이 참여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당초 중견·중소기업 전용 면세점은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유찰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지난해 7월 1차 경쟁에서 사업권을 따낸 하나투어(039130)의 SM면세점이 상반기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12월 초 결과 발표…13곳 면세점 생존경쟁 돌입
관세청은 특허신청을 마감하고 60일 이내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하고 결론을 내린 뒤 다시 1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오는 12월 초순이면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4곳이 최종 선정된다.
이에 따라 연말 결과발표 후 낙찰을 받은 사업자들이 내년 6월께 영업에 돌입하면 서울 지역에서만 시내면세점이 9곳에서 최대 13곳으로 늘어나면서 업계 생존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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