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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곳 모두 상장에 나섰다가 고평가 논란 속 상장을 철회한 경험이 있는 IPO 재수생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의 종합 보증 전문 기업으로 독점적 시장 지위를 내세워 2023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했다. 2차전지 드라이룸 전문기업 씨케이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 되며 2차전지 산업 전망에 먹구름이 끼자 상장 일정을 미뤘다.
서울보증보험과 씨케이솔루션은 몸값을 낮추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서울보증보험은 과거 3만9500원에서 5만1800원이었던 희망밴드를 2만6000원에서 3만1800원으로 내렸다. 상단 기준 40% 가까이 하향 조정했으며 공모규모도 최대 3616억원에서 222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예상 시가총액 역시 상단기준 3조6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씨케이솔루션은 공모가를 1만5700원에서 1만8000원에서 1만3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공모 물량 역시 314만5000주에서 150만주로 절반 이상 깎았다.
서울보증보험은 배당주로서 매력을 강하게 어필하는 중이다. 향후 3년간 2000억원 규모의 총주주환원을 보장했으며 최소배당금 설정, 분기배당 도입 등이다. 다만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 관련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는 불가피하다. 서울보증보험 측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대응방안을 제시했으나 시장에 어느 정도로 소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씨케이솔루션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압박으로 2차전지 산업의 탈중국화가 심화된다면 되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어렵게 재도전에 나섰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들어 상장한 13개의 새내기주 중 절반 이상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며 기대를 모았던 LG씨엔에스(064400)가 기대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상장한 모티브링크(463480)를 비롯해 최근 증시에 입성한 동국생명과학(303810), 오름테라퓨틱(475830) 등이 선전한 것은 긍정적이다. 기업가치를 하향한 후 증시에 입성하는 만큼 상장 이후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최종경 흥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이 과열 단계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상장 이후 추가적인 상승 및 반등 기회를 찾아가고 있다”며 “피아이이(452450), 아이에스티이(212710), 오름테라퓨틱 등 기업가치를 하향해 상장 재도전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상위권에 차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