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호남 쟁탈전..시작이 반
호남은 민주당과 문 전 대표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완패했다. 당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던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아직도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의 첫 경선 지역이다. ‘문재인 대세론’으로 낙승을 예상하는 문 전 대표가 이곳을 안 지사에게 내어준다면 경선 구도가 완연하게 달라진다. ‘밴드왜건’(우세해 보이는 사람을 지지하는 현상) 효과가 사라지면서 다른 지역의 표심도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호남 이후 두 번째 경선지가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이라는 점에서 판세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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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간 정기 여론조사(6~10일)에 따르면 호남은 문 전 대표(37.0%)를 안 지사(16.4%)보다 지지했다. 그러나 3주 전 안 지사의 지지율이 5.8%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답보 상태에 있는(37.4%→37.0%)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옮아갈 수도 있다.
역대 선거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에 표를 던져왔던 호남이지만 여권 주자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이 되면서 전략적 선택을 할 여지도 열려있다. 야권 경선을 통과한 주자가 여권을 제압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문 전 대표의 지지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남 맹주 국민의당도 변수
가시적으로는 호남 민심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변수 역할을 할 것인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문 전 대표가 당대표이던 시기 문 전 대표를 비토하면서 뭉친 국민의당이 안 지사에 대한 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연정의 가능성에서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앞서간다는 점이 호남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갈라놨던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 안 지사가 사과를 표명하면서 국민의당이 안 지사를 추켜올렸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역시 안희정답다”며 “깨끗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것이 정치”라며 “문 전 대표처럼 그렇게 거짓말하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연립 정부 제안에 고개를 젓고 있는 국민의당이지만 안 지사에 대해서 만큼은 창구를 열어두고 있는 셈이다.
문 전 대표 측도 호남 민심 단속에 나섰다. 호남 출신이면서 비문으로 문 전 대표의 총괄선거본부장으로 임명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표는 ‘호남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치를 그만두겠다’, ‘호남과 연정하는 자세로 호남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호남 민심이 확실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여권 성향표의 ‘역선택’ 가능성도
국민의당 외에 여권(새누리당+바른정당)의 역선택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연정을 제안하면서 여권 표심도 자극한 안 지사에 대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여권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100% 국민 경선으로 대선 후보를 가리는 경선룰을 마련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전히 문 전 대표가 안 지사를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호남에서 안 지사가 얼만큼 선전하는지가 전체 판을 좌우할 것”이라며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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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MBN·매일경제 의뢰로 2월 8일과 9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무선(90%)·유선(10%)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6.5%(총 통화 15,567명 중 1,012명 응답 완료)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