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자, 주요 IT기업들은 연례 최대 행사를 속속 취소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각각 5월 예정됐던 개발자 회의를 취소를 최근 결정했다.
구글은 지난 4일(현지시간) 구글I/O 공식 사이트를 통해 올해 5월 중순 예정된 ‘구글 I/O 현장 행사’ 취소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캠퍼스(구글 본사)에서 연례행사로 진행되는 구글 I/O는, 1년간 진보한 기술을 공개하는 전 세계 최대 개발자 대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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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회의인 ‘F8’ 취소를 결정했다. 5월초 진행 예정이었던 F8은 페이스북의 최대 연례 행사로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돼 왔다.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우려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든 결정이었다. 페이스북에게 F8은 엄청나게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개발자 파트너들과 직원들, F8 개최를 돕는 모든 이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고 전했다. 페북 역시 동영상 중계 등의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5월 중순 시애틀에서 예정된 연례 개발자 행사 ‘빌드 2020’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직 공식적으로 행사를 취소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애틀이 위치한 워싱턴주는 11일(현지시간)까지 사망자만 24명에 달하는 등 미국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앞서 MS가 “상황이 바뀔 경우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행사 취소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의 경우도 3월말 개최 예정이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2’ 공개행사를 연기했다. 애플은 올해 6월 연례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두고 있지만 이마저도 개최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가 1000명이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에서 미국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글로벌 IT기업들의 행사 취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진행하던 글로벌 IT기업들의 개발자 행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기 전까지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주요 IT기업 대부분이 워싱턴주 근무 중인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지시했고, 구글은 여기서 더 나아가 북미를 비롯해 유럽·아프리카 근무 직원들에게 한 달간의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당초 ‘코로나19를 독감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평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직후인 1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총력 대응을 선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