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들쑥날쑥 판매시간` 통일…보완대책 찾는 자치구(종합)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정부가 마스크 대란 해결을 위해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를 포함한 8개 자치구는 마스크 판매시간을 통일하는 보완책을 내놨다.

들쑥날쑥한 입고 시간을 고려해 오전 9시나 오후 1시 이후로 판매시간을 맞추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마스크 판매 시점이 직장인들의 업무 시간과 겹쳐 일부 자치구는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11일 은평구청 직원이 다음날 시행되는 공적 마스크 판매시간 지정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사진=은평구 제공)

11일 서울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공적 마스크 취급약국의 판매 시간을 통일시킨 곳은 강북, 노원, 도봉, 동대문, 동작, 양천, 은평, 서초구 등 8개구다.

서초구는 이날부터 관내 225개 약국이 매일 오전 9시에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초구는 마스크 5만6250매, 약국당 250매를 전날 배부했다. 마스크는 무상 지급이 아닌 빌려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하고 수급상황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약국에서 마스크를 회수한다는 게 서초구의 구상이다.

서초구가 마스크를 빌려주면서까지 판매 시간을 일치시킨 것은 약국마다 입고시간이 오락가락 하고 있어서다. 주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약국이 마스크를 확보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또 공적 마스크 물량이 약국에 들어오면 프로그램 입력이나 확인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단축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다른 자치구도 관내 약사회와 협의를 거쳐 마스크 판매 시간을 통일시켰다. 동작구는 오후 1시, 강북과 노원 도봉구는 오후 4시, 양천구는 6시부터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에 나섰다. 동대문구와 은평구는 12일부터 시행한다. 동대문구는 오후 4시, 은평구는 1시와 5시 중 약국들이 원하는 시간에 참여하기로 했다. 참여 약국은 노원구가 223개소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대문구 190개소, 동작구와 은평구 각각 180개소, 양천구 131개소, 도봉구 90여 개소다. 이들 자치구는 이 시간대에 팔지 않는 약국도 판매 가능 시간을 따로 안내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가 약국의 판매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자치구 약사회는 구매 과정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마스크 입고 시간이 제각각인데다가 포장과 분류 작업을 거치면 일러도 오후 4시에나 판매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업무를 보고 있는 직장인들은 사실상 구매가 불가능하다. 한 약사는 “약국 한 곳 당 마스크를 판매할 수 있는 인원이 125명에 불과해 퇴근 후 직장인들은 살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구 약사회에서 판매시간을 일치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정된 시간대에 마스크 구매자들이 몰려 조제 업무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종빈 서울시 자치행정과장은 “마스크가 약국으로 배송되는 시간도 다르고 자치구마다 여건이 상이하기 때문에 시가 직접 나서 판매 시간을 통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개별 자치구가 관내 약사회와 협의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