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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웰빙(삶의 질) 지수가 OECD 가입국 최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한 개선 의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르틴 듀란 OECD 통계국장은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6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포럼에서 “한국의 주관적 웰빙지수는 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최장이고 여성 노동시장 참여율은 낮은 데다 교육 환경도 경쟁 위주라는 점을 꼽았다.
듀란 국장은 “아버지는 긴 시간 일해서 지치고 부인은 소외감을 느끼며 아이는 학원·학교에 매달리는 탓에 가족이 함께할 시간이 굉장히 적다”며 “이런 상황이 주관적 웰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깊이 있게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도 “학력이 높은 한국의 많은 여성은 가정 내에 머물면서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만의 일은 아니지만 소셜 미디어에 의존한 젊은 층이 느끼는 불안정·스트레스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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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그러나 한국 정부의 노력은 높이 샀다. 듀란 국장은 “문 대통령도 현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OECD는 당연히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에도 불평등 문제가 있지만 이를 줄이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OECD는 내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의 포용적 성장 사례를 연구할 예정이다.
OECD 국제포럼은 OECD가 웰빙의 객관적 수치화를 목표로 전 세계 석학을 초청해 열고 있는 행사다. 올해는 통계청과 함께 ‘미래의 웰빙’을 주제로 열렸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스티글리츠 교수 등 경제·통계학자 20명은 이날 국내총생산(GDP)에 사회·경제·환경 문제를 아우르는 ‘경제성과와 사회발전 측정에 관한 고위전문가그룹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도 GDP에 과도하게 의존한 탓에 미리 예견하지 못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OECD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기 위한 공동 노력을 약속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도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 부총리는 OECD 다자 공조 체제 유지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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