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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합계출산율 0.97명…세계 최초 0명대 진입 ‘경고등’

김형욱 기자I 2018.08.22 19:50:14

작년 1.05명 역대 최저 기록 후 또 하락세
혼인율 하락 속 출산율 추가 하락 가능성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이 0.97명을 기록했다. 이대로면 세계 최초로 올 한해 출산율이 0명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8년 6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해 2분기 출생아 수는 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600명(8.5%) 줄었다. 이에 따라 2분기 합계출산율은 1년 전 1.05명에서 0.97명이 됐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이다. 즉 올 2분기엔 가임여성 한 명이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 합계출산률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5년 1.24명에서 2016년 1.17명, 지난해는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번 뛰어넘었다. 이전 최저치는 2005년 1.09명이었다. 한국은 2002년 이후 16년 연속으로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의 초저출산 현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 1분기에는 1.07명으로 소폭 회복하는 듯했으나 2분기에 다시 1명대가 무너졌다.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그 절반에도 못 미칠뿐더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8명이다.

출생아 수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 2분기(4~6월) 출생아 수는 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8.5%(7600명) 줄었다. 6월 한 달 출생아 수도 2만6400명으로 1년 전보다 8.7% 줄어들었다. 6월 기준으론 4년 연속 감소다. 2015년 3만5520명으로 2014년(3만4171명)보다 소폭 늘었으나 그 이후 2016년 3만2849명, 2017년 2만8900명으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35만7800명으로 1년 전보다 11.9% 줄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였고 감소 폭도 마이너스 12.5%를 기록한 2001년 이후 최대였다. 2000년 64만7800명이었던 걸 고려하면 18년 새 반 토막 난 것이다.

이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2년 후 출산율을 가늠케 하는 혼인 건수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혼인 건수는 2만600건으로 1년 전보다 7.6%(1700건) 줄었다. 혼인 건수 감소와 함께 혼인·출산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2.6세로 1년 전보다 0.2세 높아졌다. 특히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도 29.4%로 1년 새 3.0%p 높아졌다. 2007년 고령산모 비중은 13.1%이었다. 10년 새 고령산모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정부도 예상보다 빠른 저출산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은 2016년 12월 장래인구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 전망을 1.22명으로 전망했으나 현 추세라면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7월) 저출산 속도를 늦추기 위한 단기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혼인·출산율을 높이고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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