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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협상 타결, 민주 vs 한국 ‘무승부’…바른미래·평정모임 ‘아쉬움’

김미영 기자I 2018.07.10 19:22:18

민주, 文정부 뒷받침할 기재·정무·과기방통 등 주요 상임위 챙겨 ‘실리’
한국당, 법사위 사수…외통·환노위도 가져와 ‘선방’
바른미래, 교육위·정보위·4차특위…평정모임, 농해수위·정개특위

10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10일 전격 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획재정위 등 경제상임위 등을 가져왔고, 자유한국당은 ‘옥상옥’ 논란에 싸였던 법제사법위를 사수하며 실리를 챙겼다.

양당이 ‘알짜배기’ 상임위원장들을 나눠가지면서 바른미래당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민주평화당+정의당)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 협상 결과란 평이 나온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평정모임 등 4개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은 이날 협상에서 ‘공룡 상임위’로 불려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를 교육부 소관 교육위와 문화체육부 소관 문화체육위로 분리하되, 윤리위를 비상설상임위로 돌려 상설상임위를 18곳으로 유지키로 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상임위 8곳, 한국당 7곳, 바른미래당 2곳, 평화와정의모임 1곳 위원장을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최대정점이었던 운영위는 민주당, 법사위는 결국 한국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 넘어가기 전 한 번 더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을 지켜냈다. 다만 교섭단체들은 운영위 산하에 국회운영개선소위를 구성해 법사위 등 효율적 상임위 활동에 관한 제도개선을 협의추진키로 합의했다. 한국당의 ‘입법 발목잡기’를 막을 장치를 만들겠단 취지다.

민주당에서도 법사위원장을 강력히 원했지만, 결국 ‘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여야 다른 당이 맡는다’는 국회 관례에 밀렸다.

대신 민주당에선 기재위와 정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핵심 경제상임위 위원장직들을 한국당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이 상임위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과기방통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론장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상임위로, 민주당이 언론 환경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국방위, 여성가족위 위원장을 맡게 됐다. 민주당으로선 법사위를 내준 대신 주요 경제상임위들과 행안위, 국방위 등 국정 운영에 필수적인 상임위를 챙긴 셈이다.

한국당은 법사위 외에 ‘관례상’ 야당 몫인 예산결산위도 가져갔다. 여기에 국토교통위, 외교통일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자원위, 환경노동위 등도 맡게 됐다. 그간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노동정책을 비난해왔던 한국당이 외통위, 환노위를 빼앗아온 건 나름의 성과라 할 만하다. 다만 문재인정부가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낸 만큼 민주당으로부터 환노위를 넘겨받은 것보단 외통위를 받아온 게 보다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은 교육위, 정보위 위원장을 가져갔고, 평화와정의모임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게 됐다.

비상설특위 가운데선 민주당이 남북경협특위와 사법개혁특위, 한국당이 윤리특위와 에너지특위, 바른미래당이 4차산업혁명특위, 평화와정의모임이 정치개혁특위를 각각 맡기로 했다. 전반기 국회에서 파행을 거듭해왔던 정개특위, 사개특위를 범여권이 독식하게 됐다. 4차산업특위는 전반기 때에도 바른미래당에서 위원장을 맡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 타결 뒤 “각 당 입장에서 보면 플러스, 마이너스가 다 있다. 협상이 100% 다 만족할 수 있는 경우가 어디있나”라면서도 “집권여당으로서 꼭 필요한 상임위, 민생 경제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상임위를 확보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한 야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자 필요한 건 다 가져갔다고 보면 된다. 양당이 어차피 줘야 할 건 주면서도 필요한 건 챙겼으니 협상 결과로 보면 무승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교육위 아닌 문화위라도 가져왔어야 하고, 평화와정의모임은 환노위까지 2곳을 원했는데 거대 양당 짬짜미에 당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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