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그는 AI반도체로 불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량 구매를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등이 GPU 대량 구매를 공약한 상황에서 재원 낭비 가능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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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은 지난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AI 공약을 언급했다. 그는 이 후보가 주창한 ‘AI고속도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AI고속도로는 국가가 나서 GPU 등을 대량 구매해 AI가 구동할 수 있는 대규모 인프라를 조성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물류 생태계를, 1990년대 후반 ‘초고속인터넷망’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만들어줬던 것처럼, AI고속도로도 한국 기업들에 AI 생태계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전 장관은 AI고속도로를 달릴 첫 차(車)이자 마중물로 ‘논스톱AI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챗GPT와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로 이미 늦었다”면서 “다만 앞으로 새 정부가 나서 논스톱AI정부를 구상한다면 (따라잡는 게)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논스톱 서비스 행정’은 챗GPT 같은 AI를 동원해 민원인의 편의성을 높인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정부 창업지원자금을 받고 싶은 창업가가 있다면 각 부처를 다니면서 일일이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AI와 문답을 주고받으며 원하는 바를 해결하는 식이다. 한국형 챗GPT의 ‘정부 버전’이자 ‘국민AI비서’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박 전 장관은 “한국형 챗GPT는 AI국민비서의 엔진이며, AI국민비서는 한국형 챗GPT의 중요한 활용처라고 할 수 있다”며 “이 둘의 시너지를 통한 진정한 논스톱AI정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에서는 AI정책을 통합적으로 관장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가 AI를 전부 다 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면서 “(한정된 AI 예산을) 융합하고 분배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재명 후보도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강화를 공약으로 공개한 상태다. 박 전 장관은 “CTO(최고기술책임자) 격인 AI국가위원회의 위상이 모든 부처 위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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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장관은 AI고속도로의 큰 축으로 슈퍼컴퓨팅을 들었다.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국가가 구축하고 AI 구동에 필요한 ‘연산자원’을 민간에 제공해주는 인프라로 통칭할 수 있다.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GPU가 필요하다.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AI 기업들은 수십만장의 GPU를 보유 중이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GPU를 정부가 구매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GPU를 정부가 구매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계획없이 대량으로 사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는 “1~2년만 지나도 GPU 모델의 가격은 크게 떨어진다”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PU를 단순 구매하는 것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한국형 GPU를 키워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이재명 후보가 주창했던 ‘한국형 엔비디아’의 현실적 대안인 셈이다. 박 전 장관은 퓨리오사 등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반도체 스타트업을 예로 들며 실용화 단계에 왔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있던 때 지원했던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박 전 장관은 “최근 국내 한 대기업에서 그 GPU를 테스트 중이다”면서 “결과가 괜찮게 나왔다고 들었다. 실제 (대기업) 판매로 이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정말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4선 국회의원(17~20대)으로 헌정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를 지냈다. 문재인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직하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입후보했다. 이후 저술·강연·청년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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