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조합은 8일 ‘임시총회 소집 취소 공고’를 내고 다음달로 예정했던 총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조합은 공고에서 “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른 분양가 반영에 대한 다수 조합원들의 의견과 총회 당일 사업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큰 조합원 간 충돌이 예상된다”며 “총회장 질서유지 불가로 인한 안전사고 위협,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이행이 불가능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최찬성 조합장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조합장은 “임시총회 소집 취소 업무를 마지막으로 조합장에서 물러난다”면서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를 이기기에는 제가 부족했다. 조합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둔촌주공은 그동안 선분양과 후분양을 둘러싸고 조합과 조합원 간 내홍이 극에 달해왔다. 지난해 말 총회에서 3.3㎡당 일반분양가를 3550만원으로 책정했으나 분양 보증을 하는 HUG에선 2900만원대를 고수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했다. 최 조합장 등 집행부는 HUG 기준에 따른 분양가 인하를 밀어붙인 반면, 조합원 일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아도 2900만원대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단 조합 발주 용역보고서를 근거로 분양 일정연기로 맞섰다.
9일 총회에선 HUG 기준대로 분양가를 낮추는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됨에 따라 분양 일정 및 방향은 다시 안갯속이다. 최 조합장 해임을 추진해온 조합원들은 다음달 22일 총회를 열고 남은 조합집행부 모두 해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파악해본 바로는 80% 가까운 조합원이 이번 관리처분변경안에 반대의사를 표했다. 총회 부결은 예상된 결과”며 “다음 단계는 조합임원 및 감사 전원해임이고 전문조합관리인 선정”이라고 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 다시 총회를 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새 조합장을 뽑고 인수인계하는 등 시간이 걸리니 분양가상한제는 사실상 적용 받는 게 확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라 불리는 둔촌주공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1만2032가구를 다시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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