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마스크 어디서 살 수 있나…판매현장 곳곳 혼란

이후섭 기자I 2020.03.02 16:07:10

서울·수도권 등 도심권 제외 판매…“수량·가격 매일 달라질 수 있어”
부족한 물량에 헛걸음 속출…“매일 몇시간씩 줄 서란 말이냐” 분통

2일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마스크 판매시각과 수량, 가격 등을 안내하고 있다. 우본은 당일 판매수량과 판매 우체국 등을 매일 사전 안내할 방침이다.(자료=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정부가 우체국·하나로마트 등 공적 공급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지만, `마스크 대란`은 여전하다. 우정사업본부는 서울과 수도권 등 도심을 제외한 전국 읍·면 단위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우체국당 350~400매 가량 확보한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수도권 등 도심권 제외 판매…“수량·가격 매일 달라질 수 있어”

2일 우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구·청도지역 89개 우체국과 마스크 구입 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 단위 우체국 등 총 1406곳에서 65만장의 마스크를 판매했다. 서울지역을 비롯해 도심지역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1인당 5매로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이날 대구·청도지역은 우체국에 따라 180~700세트(5매)를 판매했으며, 전국 읍·면 단위 우체국은 80세트씩을 판매했다. 오후 5시에 판매를 시작하는 제주지역의 20개 우체국에서는 70세트씩 배분됐다.

농협중앙회, 공영홈쇼핑 등과 함께 정부의 공적판매처로 지정된 우체국은 지난달 27일 대구·청도 지역에 마스크를 우선 판매했고, 28일에는 전국 읍·면 단위 우체국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우체국당 70세트씩을 판매했으나, 이날은 판매수량이 80세트로 소폭 늘었다. 판매시간을 기존 오후 2시에서 오전 11시로 앞당겼으며, 판매가격은 지난달 28일 1매당 800원에서 이날은 1000원으로 올랐다.

우본 관계자는 “여러 군데의 마스크 제조업체의 생산량을 매일 확인해서 하루 단위로 계약을 체결해 마스크를 조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판매수량과 판매가격은 판매일마다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일 판매수량과 판매 우체국 등은 우본과 인터넷우체국 홈페이지, 우체국콜센터를 통해 안내된다.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찰이 출동해 중재하고 있다. (사진= 김은비 기자)


◇부족한 물량에 헛걸음 속출…“매일 몇시간씩 줄 서란 말이냐” 분통

전국 3000여개 우체국 중 절반에 가까운 1400개의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판매 우체국을 살펴보면 서울과 인접한 고양시, 성남시, 과천시, 안양시, 광명시, 부천시, 수원시 등의 우체국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인천의 경우에도 덕적, 영흥 등 4개 우체국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한다.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몰리기는 했지만, 이날 기준 서울과 수도권의 확진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190명에 다다른 만큼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판매 우체국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혼란을 빚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고령자 등 구매 여건이 취약한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하게 주변 도시지역의 시민들도 저렴한 마스크를 구매하겠다고 몰리면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국민들이 넘쳐났다. 개인 사재기 현상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읍·면 단위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처음으로 판매한 날 현장에서는 판매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부족한 물량 탓에 곳곳에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국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궁여지책으로 1인당 구매 수량을 1매로 제한하기도 했다. 주말 내내 약국과 하나로마트 등에서 몇시간씩 줄을 서야하는 마스크 대란은 이어졌고, 이날 우체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화성에 사는 A씨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남양우체국에 가봤더니 오전 8시부터 사람들이 나와 줄을 서고 있어 헛걸음을 했다”며 “매일 마스크를 사려고 몇시간씩 줄을 설 수도 없고, 다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체국에서의 마스크 판매 혼란을 달래기 위해 이날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이날 오전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세종장군우체국을 방문해 마스크 판매 현장상황을 확인하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최기영(오른쪽에서 첫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장군우체국을 방문해 마스크 판매를 돕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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