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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마트 전성기 풍경”…롯데 귀환에 구리시가 '들썩'[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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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06.26 14:42:38

2200평 규모 식품 집중…구리시 상권 ''정조준''
냉동 500종·몰링 콘텐츠로 본업·체류형 결합
강성현 대표 "온·오프라인 아우르는 ''전략'' 매장”

[구리=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그간 동네에 마트가 없어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요. 다시 연다고 해서 손꼽아 기다렸죠. 마트가 이렇게 북적이는 건 10년 만에 처음 보는 거 같아요. ”

26일 개점한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의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사람들이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26일 오전 찾은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의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개점 첫날 매장 앞은 개장 전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대기줄은 주차장을 넘어 인근 아파트 단지 방향까지 이어졌다. 줄을 선 시민들은 전단지를 보며 행사 정보를 주고받는 데 여념이 없다. 오전 9시부터 50분을 기다려 입장했다는 박인화(39·주부) 씨는 “반값 수박, 백숙용 토종닭, 소불고기를 ‘득템’했다”며 “이젠 타 지역에서 장볼 필요가 없어 좋다”고 했다. 그의 장바구니엔 델리 도시락과 정육 상품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은 롯데마트의 올해 두 번째 신규 출점이자, 2021년 영업 종료 이후 4년 만의 재출점이다. 그랑그로서리는 전체 면적의 90%를 식품에 할애해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이는 롯데마트의 특화 매장이다. 앞서 1999년 처음 문을 연 구리점은 폐점 후 지역 내 대형마트 공백을 남겼고 시민 불편이 커지면서 ‘마트 재유치’가 구리시 10대 뉴스 1위에 오를 정도였다. 롯데마트는 이런 수요를 반영해 식품 특화와 가족 체류형 콘텐츠를 갖춘 신매장을 다시 열어 ‘지역 인프라로’의 복귀를 노렸다.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은 지상 1~2층 총 2200평(7260㎡) 규모다. 매장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30m 길이의 롱 델리(즉석조리) 로드가 손님을 맞는다.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를 시작으로 즉석 도시락, 저칼로리 김밥, 초밥, 보양식 등 다양한 메뉴가 이어진다. 기존 롯데마트 점포 대비 상품 구성이 50% 많다. 3040세대가 많은 인근 상권을 고려한 전략이다. 임동훈 롯데마트 구리점장은 “인근 30·40대 젊은 가구와 3~4인 가족이 많아 집밥 수요에 맞춘 델리 강화와 다양한 간편식 구색에 주력했다”고 했다.

매장 내 사람들이 1만 4990원의 통큰 수박을 사기 위해 몰려 있다. (사진=롯데마트)
(사진=롯데마트)
롱 델리 로드를 지나면 냉동 간편식 특화존 ‘데일리 밀 솔루션’에 다다른다. 프랑스 냉동 브랜드 ‘피카드’, 일본 ‘니치레이’ 면류, 수입 디저트 등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상품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겨냥해 전자레인지로 간편 조리 가능한 소용량 제품이 중심이다.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의 냉동 간편식은 약 500종으로, 전국 롯데마트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정육·채소 코너도 물가안정을 콘셉트로 차별화했다. 축산 코너는 대패, 구이, 훈제, 셰프 협업 상품까지 용도별로 세분화했고, 프리미엄 ‘마블 라인’ 등 고급 상품과 가성비 제품을 함께 구성했다. 신선식품 구역에서는 구리시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연계한 ‘구리시 상생 채소’를 일반 상품 대비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양파, 대파를 990원에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임승범 채소팀장은 “채소는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큰데, 도매시장이 바로 옆에 있어 이를 활용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장 첫날을 맞아 몰린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서 줄지어 늘어선 모습 (사진=롯데마트)
2층은 체류형 콘텐츠의 핵심 공간이다. 젊은 가족 고객을 위한 체험형 몰링(복합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했다. 완구 판매를 넘어 ‘놀이 중심지’로 콘셉트를 전환한 체험형 ‘토이저러스’가 대표적이다. ‘뽀로로·타요 전문관’, ‘캐치! 티니핑 브랜드샵’, ‘반다이 스토어’ 등 다양한 브랜드를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다. 레고·보드게임 체험존도 마련해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의 취향을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

롯데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내 ‘트니트니 플러스’ 직영센터도 들어섰다. 전문강사가 상주해 놀이 체육, 미술, 음악을 결합한 프리미엄 예체능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댄스, 악기, 공예 등 젊은 성인 취향을 고려한 특화 강좌·주말 가족단위 체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오는 8월 스시 특화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고메 스퀘어’, 가족중심 복합 문화 공간인 북가페 ‘놀멘서가’가 문을 열 계획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을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4월 AI 기반 장보기 앱 ‘롯데마트 제타(ZETTA)’를 론칭했고, 구리점은 경기 동북부의 첫 거점이다. 매장에서 본 상품을 앱으로 주문하고 당일 배송받는 ‘인스토어 피킹’ 방식을 적용한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그랑그로서리 구리점은 오프라인 경쟁력은 물론, 온라인 확장의 척도가 되는 전략 매장”이라며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잇는 차세대 식품 플랫폼 매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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