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전자산업 거목' 삼성 한종희 별세…침통한 재계 "정말 슬픈 일"

김응열 기자I 2025.03.25 16:31:03

삼성 가전 책임지던 한종희 부회장 25일 별세
침통한 분위기 속 전현직 임원들 조용한 추모
삼성 TV 1등 주역…사업부장부터 대표직까지

[이데일리 김응열 공지유 기자] 국내 전자산업의 거목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갑작스레 별세했다. 향년 63세.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을 책임지던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의 부고 소식에 삼성 전현직 임원들은 급히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한국 산업계에 미친 고인의 공로와 존재감이 워낙 컸던 만큼 재계 전반은 침통한 분위기다.

이정배 삼성전자 상담역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한 부회장의 빈소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가운데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찾아 조용히 고인을 추모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고문, 최시영 삼성전자 상담역(전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삼성전자 상담역(전 메모리사업부장),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김현석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최시영 삼성전자 상담역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도 현장에서 고인을 기렸다. 이찬희 위원장은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던 중 취재진과 만나 “정말 슬픈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은 기자들과 만나 “(한 부회장은) 한국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삼성전자 여러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명복을 빌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은 빈소 방문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직접 조문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들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했다.

한 부회장의 사인은 심장마비다. 지난 주말 휴식을 취하던 중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를 비롯해 중국 출장 등 일정을 소화했다. 26일에도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삼성 TV의 ‘세계 1등’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했다. 이후 30년 넘게 줄곧 TV 한우물만 팠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 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삼성전자가 지난 30여년간 내놓은 TV 혁신 제품들은 모두 한 부회장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는 TV 외에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을 아우르는 DX부문장을 겸임하면서 대표이사로 일했다. 올해는 DX부문 산하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수장도 맡으며 ‘1인 3역’을 했다. 이에 더해 최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으로 재선임되는 등 국내외 전반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그는 회장직을 수행하며 규제 대응 강화, 인공지능(AI) 혁신 지원, 정부와 업계 간 소통 역할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37년 ‘삼성맨’인 한 부회장을 상징하는 별칭은 ‘코뿔소’였다. 업무 몰입도가 남다른 데다 성격이 올곧고 우직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사내에서 동료들과 사적인 대화는 거의 하지 않고 대부분 TV 개발 등 사업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한다. 입사 이후 석사, 박사 등 학업을 병행하지 않고 오로지 일에 집중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부회장의 별세로 삼성전자는 공동대표체제에서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부회장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냈다. 삼성전자가 언제 후임 DX부문장 등 선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