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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나갔다” 발언에 대정부질문 파행…채상병특검법 상정 불발

박정수 기자I 2024.07.02 23:06:28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격하며 “정신이 나갔다”고 한 발언으로 여야가 충돌하면서다. 민주당은 애초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곧바로 ‘채상병특검법’을 상정해 표결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결국 본회의가 산회하면서 이날 법안 상정은 불발됐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채상병특검법 상정과 관련해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는 피켓을 모니터에 붙이고 있다.
2일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50분께부터 대정부질문을 위한 본회의를 진행했지만, 약 2시간 만에 정회했다. 이후 회의는 속개되지 못했다. 대정부질문은 다섯번째 질의자로 나선 김병주 의원의 발언으로 중단됐다.

김병주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한일관계는 개선하고 적절점을 유지해야지 동맹을 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동의하냐”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그거 다 대장님한테 배운 것 아닌가”라면서 넘어갔지만 김병주 의원은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2일 국민의힘에서는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고 했다”면서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이 김병주 의원이 직접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격하며 “정신이 나갔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는 고성은 더 커졌다. 여당 의원들의 반발로 정상적인 질의 진행이 어려워지자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조용히 하라”고 제지했다.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회의가 중단됐고, 사회를 보던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정회를 선포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장경태, 정청래 최고위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개의를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병주 의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거부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병주 의원은 즉각 사과하길 바란다”며 “사과가 없다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에 대한 사과 없이는 본회의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이야기했다”면서 “김 의원이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이야기함에 따라 오늘 회의를 열기 어렵다고 서로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일도 김 의원의 공식적 사과가 없으면 본회의 참석이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최근 민주당의 막말, 망언, 거친 말 시리즈는 정말 국민의 대표가 맞는지 수준을 의심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병주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민의힘이 채해병 특검법 상정을 거부하고, 파행을 유도했다”며 “오늘 비록 국민이 기다리는 일하는 국회의 대정부질문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일 대정부질문에서는 일하는 국회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일본과의 동맹은 개인적으로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한다. 이를 빌미 삼아 본회의를 파행시킨 국민의힘에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3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채상병특검법 상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채상병특검법 강행 처리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한다면 4일 예정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도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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