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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7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달 ‘상당기간’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에선 ‘상당기간’을 6개월 정도로 생각하는데 물가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물가의 상방 압력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 2.6%로 제시했다. 종전대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와 내년 각각 3.5%, 2.3%로 0.1%포인트, 0.2%포인트 높였다.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제품·서비스 가격에 전가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물가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금통위 판단이다. 이 총재는 “10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8%로 오른 것은 농산물 등 공급 요인이 컸던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이라며 “(금리 견해를) 바꿀 상황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편 채권시장은 최근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리가 하락하는 등 강세(금리 하락=가격 상승)를 이어왔지만, 이날 금통위의 장기 금리 동결 기조를 확인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583%, 3.699%로 2.9bp(1bp=0.01%포인트), 5.8bp 올랐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내년 3분기쯤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