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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118일 만에 재가동.. 추경안 심의 재개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해 내달 1일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 및 민생법안 처리를 비롯해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 요구 결의안을 비롯해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및 일본의 독도 망언과 관련해 영토주권 침해를 규탄하고 중국에 유감의 뜻을 밝히는 국회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는 것은 4월 5일 이후 118일 만이다.
본회의에 앞서 30일부터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방안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재개한다. 같은 날 안보국회의 일환으로 운영위원회·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를 개최해 최근 안보상황 등에 대한 현안 질의를 실시한다.
여·야는 추경안 처리와 ‘원포인트 안보 국회’ 개최를 위해 한 걸음씩 양보했다. 여당은 ‘조건없는 추경안’ 처리를 요구해왔으나 야당이 요구한 ‘안보 국회’를 일부 수용했다. 야당은 추경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북한 목선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표결을 뒤로 미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늦었지만 추경의 돌파구가 열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방 안보와 더불어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제 안보도 시급한 만큼 여야의 합의 정신을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가 안보와 민생경제가 가장 최우선”이라며 “추경안은 국회의 심사권한을 통해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주에 안보 국회를 여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안보 국회를 여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미뤄왔던 추경안 심사를 해 추경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은 추경안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며 외교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산업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본회의서 합의해 처리하도록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합의 직전까지 與·野 비방전… 방탄국회 지적
4개월째 ‘올스톱’ 됐던 20대 국회는 이날 합의로 숨통을 틔우게 됐다. 그간 국회는 패스트트랙 지정과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비정상적으로 운영했다. 정당별로 중점 추진 법안의 처리를 추진했으나 지난 4월5일 마지막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25%에 머물 정도로 낙제점을 받았다.
여·야는 3당이 합의문을 내기 직전까지도 추경안 처리와 한반도 안보 상황을 놓고 대립했다. 7월 임시국회가 열렸음에도 의견을 좁히는데 애를 먹으며 ‘빈손’으로 끝난 6월 임시국회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27일 대전서구문화원에서 열린 시당 당원교육행사에서 “우리의 대적,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방은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정부와 여당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향해 “추경의 생명은 타이밍이며 지금 당장 처리해도 한참 늦었다”며 “한국당도 작은 차이를 뛰어넘어 초당적 협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임시국회 일정에 합의한 것을 두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환 조사를 거부한 한국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가 열리면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탓에 사실상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체포특권이란 경찰 등 수사기관이 국회 회기 중에 국회의 동의 없이 현역 국회의원을 체포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범여권 관계자는 “한국당 의원들이 잘못이 없다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 될 것”이라며 “경찰의 조사를 자꾸 거부하면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취지를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