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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전자 화재 장례절차 두고 갈등…유족 "지자체서 책임" Vs 남동구 "개별기업 화재&qu...

이종일 기자I 2018.08.27 18:04:33

유가족 "사회적 재난…남동구가 장례 함께해야"
남동구 "공무원 순직 아니어서 장례책임 어려워"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사고와 관련 유족과 남동구가 장례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빗고 있다. 유족들은 해당 사고가 단순 화재사고가 아닌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재난인 만큼 지자체 주관으로 합동 분향·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관할인 인천 남동구는 개별 업체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에 대한 분향 및 장례책임을 지자체가 질 수는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27일 세일전자 유족 등으로 구성된 ‘남동공단 화재사고 유족 및 부상자 대책위원회’(대책위)와 남동구에 따르면 대책위는 지난 21일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로 노동자 9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남동구에 합동분향소 설치와 합동영결식 거행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공장에서 불이 난 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 등을 이유로 이번 사고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이같이 요청했다.

23일 인천 가천대 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세일전자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남동구도 대책위와 같이 이번 일을 사회적 재난으로 보고 유족 등에 대한 지원에 나섰지만 장례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남동구는 공무원이 순직한 것이 아니어서 구청장을 장례위원장으로 한 합동분향소 설치, 합동영결식 거행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지난 26일 대책위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대책위는 남동구가 합동분향소를 설치하지 않으면 장례 절차를 무기한 연기한다며 맞서고 있어 앞으로 장례 일정이 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21일 오후 희생자 9명의 시신을 인천지역 장례식장 3곳에 나눠 안치했다가 22일 인천 가천대 길병원 장례식장 한 곳에 함께 안치했다.

유족의 요구로 세일전자가 길병원 장례식장 5층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지만 대책위는 남동구 주관의 합동분향소 설치 등을 요구하며 개별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유족들은 희생자 빈소 9곳에는 향을 피우지 않고 헌화할 꽃도 놓아두지 않았다. 추모객들은 5층 합동분향소에서만 분향·헌화를 할 수 있다.

대책위는 사고 원인 등 화재 관련 진상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보상 협상을 미루고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방침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는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남동구의 책임도 있다”며 “구민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남동구가 구청이나 공원 등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예산은 세일전자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남동구는 형식적으로 주관해도 상관 없다”며 “유족들은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어가고 싶다. 남동구의 합동분향소가 설치되면 개별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남동구는 개별 기업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희생자 분향과 장례를 구가 책임지는 형태가 될 경우 향후 관내에서 발생하는 유사사고때마다 동일한 요구가 반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남동구 관계자는 “업체에서 발생한 사고 희생자의 장례를 구청이 책임지면 앞으로 다른 사고 희생자들도 모두 구청이 책임져야 한다”며 “내부 검토를 통해 남동구가 장례위원회를 꾸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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